[신간]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신간]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김재영 기자
2004.06.21 10:32

[신간]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인디애나 존스, 오토바이 한 대로 22월간 6대륙 52개국을 달리다." 총 거리 6만5067마일. 당연히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름만 인디애나 존스가 아닌 짐 로저스로 바꿔서.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짐 로저스를 가리켜 '국제 금융시장의 인디애나 존스'라고 한데는 최근에 나온 그의 저서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Investment Biker: Around the World with Jim Rogers) 때문이다. 이 책은 기록적인 세계 여행 일주기에다 국제 경제와 글로벌 투자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끈다.

우선 오토바이 세계 여행에 관해.

짐 로저스는 아이랜드의 서쪽 끝 소도시 던퀸에서 출발, 유럽-> 중국 -> 태평양->시베리아->대서양 순으로 오토바이를 몰았다. 다시 지중해를 건너 사하라 사막과 아프리카 오지를 남북으로 횡단한 뒤 호주->뉴질랜드->안데스산맥->알래스카의 여정을 거쳤다.

10만 킬로가 넘는 대장정. 자동차나 비행기 안에서는 결코 맛 볼 수 없는 흙 냄새, 바람을 직접 만끽했다. 전염병이나 내전, 게릴라 같은 위험이 없을 리 없다. 그런데도 그가 오토바이 시동을 끄지 않은 까닭은?

"대부분의 여행자에게 여정이란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타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느끼고, 보고, 맛보고, 듣고, 숨쉬는 것이다."

이제 '여행기+α'에 관해.

이 책이 <뉴욕타임스>의 비즈니스 부문 베스트 셀러에 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세계 일주 여행을 하면서 지나치는 곳마다 증권거래소를 방문하고 그 나라의 경제 상황과 전망을 체크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당연히 즉석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데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금융론을 강의할 만큼 금융지식에 해박하다는 평가에 걸맞게 그의 경제 분석은 날카롭다. 그는 정부가 기업과 서비스 부문까지 소유하면서 모든 사회 경제 문제를 다 해결하려드는 국가주의를 가장 경계한다. 그러나 건전한 재정과 통화정책, 자유무역을 통한 시장주의를 추구하는 나라는 유망하다고 본다. 중국 대륙을 횡단하면서 중국인의 기업가 정신과 정부의 과감한 시장주의 도입에 감탄한 그가 21세기는 중국의 시대라고 강조한 것은 이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짐 로저스.

퀀텀 펀드를 창업한 조지 소로스는 잘 알아도 그를 아는 국내 투자자는 많지 않다.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의 신화를 창조했는데도 말이다. 그가 일찍 은퇴한 탓이다. 그렇지만 그가 소로스와 함께 운용한 퀀텀 펀드는 1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동안 올린 누적 수익률은 3365%.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인 47%는 비교하는 것조차 무의미해 보인다.

1998년에도 벤츠를 타고 3년간 116개국 15만2000마일을 달렸던 짐 로저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여행을 하다 내 인생이 끝난다면 나는 행복한 죽음을 맞을 것이다. 내 열정을 끝까지 추구했으니깐. 월 스트리트에서 일하다 주머니에 여유돈 얼마를 남겨놓고 죽는 것보다 그것이 훨씬 나은 일이다."

<굿모닝북스/608쪽/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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