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이동전화 기지국이 없다

독도에 이동전화 기지국이 없다

백진엽 기자
2005.03.16 19:25

독도에 이동전화 기지국이 없다

"일본 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일본땅이고, 한국 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한국땅입니다"

2002년 8월부터 한 이동통신사가 실시한 '독도는 우리땅'임을 강조한 광고 문구다.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2월 22일을 '다케시마(독도)의 날'로 제정한다는 조례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으로 전국이 반일 감정으로 술렁거리는 가운데 이 이통사의 광고와는 달리 독도에서 사실상 우리 휴대폰으로 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관계자는 16일 "울릉도에서 독도방향으로 전파를 받을 수 있게 기지국을 설치해 독도주변 바다까지는 우리 휴대폰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막상 독도에 들어가면 서도에서는 조금 터지지만 동도는 거의 안터지는 등 거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 역시 "SK텔레콤의 전파가 가장 강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이 독도에서 통화가 잘 안된다면 다른 이통사들은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현재 독도에 국내 이통사의 기지국 또는 중계기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등 이통사들은 울릉도 저동의 높은 지역에 독도방향으로 기지국을 설치해 독도 근처까지 통화영역을 커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독도근처까지 가는 배안에서는 그나마 통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독도안에서는 전화가 잘 되지 않는 것.

독도에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독도에서 자체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전력을 공급하는 사안도 걸림돌이지만 이보다는 정부에서 그동안 기지국 등의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독도에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울릉군, 경상북도청, 해양경찰청, 문화재관리청, 외교부 등 5곳의 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입장은 독도는 외교상 일본과 민감한 부분인데 굳이 기지국 등을 설치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기지국 설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례로 지난해 3월LG텔레콤이 남북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게임 '독도를 지켜라'를 서비스하려 했지만 정부에서 '독도'를 직접 언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제목변경 등을 요구, LG텔레콤은 '섬을 지켜라'라는 제목으로 바꿔서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같은해 8월 '독도를 지켜라'라는 제목을 허가, 9월부터 원래 제목으로 변경했다.

한편 SK텔레콤,KTF등은 정부의 허가만 있다면 독도에 기지국 또는 중계기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독도에 수신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가치있는 일"이라며 "이번 시마네현 사태로 정부도 민간 관광객 허용 등을 검토하는 등 입장이 다소 적극적으로 변화, 기지국 등 설치에 대해서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KTF 역시 "현재 독도에 중계기 등을 설치하기 위해 관련 관청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독도의 문제는 사업적인 측면보다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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