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문 열자마자 대륙손님 '우르르' 대박예고

[르포]문 열자마자 대륙손님 '우르르' 대박예고

상하이=이정배 기자
2005.03.27 14:48

[르포]문 열자마자 대륙손님 '우르르' 대박예고

수만 명이 모여들어 발 디딤틈이 없다는 게 정말 뭔 지 느끼게 한 현장이었다. 26일 중국 상하이 외곽지역에 위치한신세계이마트 인뚜점 오픈 행사를 보고 느낀 소감이다.

오전 9시 인뚜점의 빗장이 열리자마자 수많은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매장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개장한 지 몇 분 만에 4000평이 넘는 거대한 매장 안은 ‘인산인해’ 그 자체였다. 폐장하고 나서 보니 무려 12만명이 방문했고 사상 최대인 3억 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게 이마트측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엄청난 인파로 짜증이 날 법한데도 매장을 방문한 중국인들은 하나같이 기쁜 표정으로 물건을 보고 있었다.

부인과 함께 쇼핑에 나섰다는 란핑(교사)씨는 “우선 매장이 너무 넓고 탁트여서 좋다”며 “광고전단을 보고 매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공장근로자인 탕루쥔씨는 “까르푸 매장과 비교하면 가격과 품질이 모두 괜챦다”며 “집과도 가까워서 앞으로 자주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뚜점이 이처럼 많은 손님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마트가 지난 8년간 중국에서 유통업을 하면서 쌓은 노우하우의 결과다. 중국에서 사업하기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먼저 정치체제는 사회주의이기 때문에 각종 정부의 규제가 많다. 중국인들은 또 계산이 대단히 빠르다. 국민소득이 아직 낮아 값싼 물건을 중심으로 구매하지만 눈썰미도 있어 품질이 낮으면 철저히 외면해 버린다. 과거 세계의 중심이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자존심도 대단히 강하다.

인뚜점은 개점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러한 중국인의 소비심리에 적극 부응하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한국에서 베테랑 직원들이 100여명이나 파견돼서 1달 정도 현지 직원들을 상대로 철저한 서비스 교육을 시켰다.

또, 값싸면서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초기에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 중국인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오픈 기념으로 특가전도 많이 열었다.

대표적인 게 식용유 매장이다. 대부분의 요리가 튀기는 형태로 되어 있어 식용유는 중국인들의 필수품. 이마트는 식용유를 경쟁업체보다 2 위안에서 5 위안까지 싸게 파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식용유 특가매장은 워낙 사람들이 몰려 물건을 한번 손에 잡아보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이마트가 경쟁업체들에 비해 위생적이고 깨끗하다는 이미지 제공 노력도 돋보이는 항목이었다. 우선 한국처럼 매장 위에 천장을 설치했다. 이는 배관을 안 보이고 하는 동시에 실내 조명도 더욱 밝아 보이게 만든다.

중국에선 보기 드물게 1층 매장의 신선식품 코너에서 조리를 하고 있는 직원들이 위생복을 입고 머리 수건까지 쓰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마트 이경상 대표의 말이다. “텐진 지역의 2호점이 깨끗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최근 매출이 대폭 늘어났다”며 “중국인들이 소득수준 향상으로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청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의 자존심을 존중하는 철저한 현지화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주재원의 수를 줄이고 현지 점장도 중국인을 쓰고 있다. 또, 중국인의 주된 교통수단이 아직 자전거와 버스라는 점을 감안해 자전거 1000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과 15대의 셔틀버스를 도입해 하루 150회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중국 이마트는 중국 회사로 생각하고 있다”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마트가 완전한 성공을 위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는 지적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투자대비 효율은 아직은 1/3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이마트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중국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땅값이 오르는 등 투자비는 늘어나고 있지만 여기에 걸 맞는 매출과 이익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