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인플레이션, 여전히 문제
# "현재 국제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5일 IMF 금융안정성 보고서)
# "앞으로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높아질 것"(2일 윌리엄 풀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 "국제유가, 수년내 배럴당 최고 105달러까지 오를 수도"(1일 골드만삭스 보고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비용압력(Cost-push)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고유가로 인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 0.25~0.50%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4% 상승했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0.4% 오르며 4개월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22일 발표문에서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더 뚜렷해졌다"며 원자재값 상승이 몰고온 생산자 부문의 물가상승 압력이 소비자 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한국의 3월 생산자물가는 원유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0.5% 오르며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역시 전월대비 0.8% 올랐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현재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는 단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라며 "앞으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금융시장에서 모든 것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아직은 대다수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원자재값 상승이 미국과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이것이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연결되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압력 인플레이션에 수요견인(Demand-pull) 인플레이션 요인까지 가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비자 물가로까지 전가되지 못했지만, 앞으로 경기가 무르익고 미국 고용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전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견제하기 위한 급격한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모기지론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충격이 자산가격의 균열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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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마찬가지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내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지속되면서 추가 금리인상 또는 위안화 절상 등의 새로운 긴축카드 사용에 대한 압력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미국 등의 국가들이 얼마나 매끄럽게 금리를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을 통제할지,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소화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펀더멘털을 훼손하는 정도의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유동성 위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되,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정시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달러캐리 대신 엔캐리 가능성
6일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 거래일(4일)보다 5.50포인트 오른 988.00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서고 프로그램 역시 매도우위를 보이며 개장초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물을 소화해 냈다.
외국인은 이날 34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도 매도에 가담해 59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에도 불구하고 51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대우증권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Dollar carry trade)가 청산되더라도 엔(Yen) 캐리 트레이드는 여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없다고 지적했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다른 나라의 자산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한요섭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달리 일본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함에 따라 엔화가 절하되고 일본의 금리 역시 제로금리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캐리 트레이더들이 일본 엔화의 추가 절하 혹은 낮은 변동성에 베팅하고 제로금리 수준의 엔화를 차입한 뒤 국제 금융자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본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일본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달러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도 불구하고 원유시장에서의 투기적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지 않는 것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원화의 절하속도가 엔화보다 느리거나 혹은 원화가 절상된다면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한 국내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며 "달러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엔 캐리 트레이드는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동부증권은 유가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들이 모두 민감한 변곡점에 위치해 있다며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고점을 돌파했고 실효환율 기준 달러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반등했으며 미국 금리는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서는 3%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시변수들이 장기적인 변곡점에 위치해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단 위험회피적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분간 보수적인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중기 싸이클상 조정이 마무리되고 달러화도 다시 약세로 돌아선다면 외국인 매도세도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