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송파구 중개업소는 근신중
서울 송파구 일부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자발적인 휴업에 돌입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은 지 이틀째인 9일. 주요 아파트단지 중개업소 대부분은 문을 걸어잠근 채 '근신(?)영업'에 나섰다.
이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송파구 집값 상승세에 대해 다분히 비이성적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상승 원인을 자신들에게 돌리는 정부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중대형 평형 부족현상이 있는 한 상승세가 언제 멈춰질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왜 문 닫았나〓"이론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다분히 심리적인 이상 현상이죠."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2차아파트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이 아파트 17평 호가를 묻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친다. 그는 "이런 이상 급등기에 부르는 가격은 의미가 없다"며 "간혹 그 가격에도 매수문의가 있지만 정상적으로 형성된 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락시영(조합설립인가)은 재건축 추진 기대감에 2차 17평형 호가가 7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이 아파트는 올 초까지만 해도 4억2000만~4억3000만원 수준에 거래됐었다. 그나마 현재 나온 매물도 없다.
이 지역 G공인 관계자는 "서너달 동안 거래없이 호가만 올랐다. 솔직히 그 가격에 사도 수익이 나지 않아 매수자에게 선뜻 권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집주인들이 나중에 팔아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일단 호가부터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법조타운 영향으로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송파구 문정동 훼미리아파트 주변 상가 중개업소들도 이날 일제히 문을 걸어 잠궜다.
각 중개업소에는 '부동산 거래는 수반되지 않으면서 매도호가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우리 훼미리아파트 단지 중개업소 일동은 주택가격 안정에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일시 휴업하오니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의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다.
단지내 상가에 위치한 L공인 관계자는 "말이 '자발'이지 (우리가)문을 닫고 싶어서 닫냐"며 "집값 올리는 주범으로 정부가 중개업소를 지목하고 분위기가 안 좋은데다 어차피 거래도 없어 잠시 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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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있을까〓아시아선수촌아파트 인근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송파구에서도 대형 평형에 대한 매수세는 있지만 매물이 없다"며 가격 상승을 반드시 이상 급등으로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사장은 "남양주나 하남시에 물량 공급한다고 전체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겠냐"고 반문하며 "강남 수요가 넘쳐나니 송파, 강동으로까지 상승세가 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정부대책이 투기수요를 줄이는 효과와 동시에 매물감소도 야기시켜 결국 호가만 올리고 있다"면서 "수요관리, 투기억제 규제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강남권의 우량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