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판교공영개발? 분당은 '무덤덤'
정부가 판교 공영을 검토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분당신도시는 정작 공영개발 소식에 무덤덤한 분위기다.
분당 주요 단지의 중개업소와 주민들 대부분은 판교 개발 방식의 변화가 분당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O..."서른 번째 대책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분당 이매촌 금강아파트 단지내 K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서른번 째 부동산 정책을 기다린다며 "판교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 발상"이라고 말했다. 정책이 하도 바뀌는 통에 이제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얘기가 돌아온다. 한 마디로 약발이 없다는 설명이다.
"급매물을 찾는 수요자는 정신 나간 손님으로 치부해 버리죠" 서현동 시범단지 내 유진부동산 관계자는 급매물이 있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친다. 급하게 팔려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지 않아도 '급매물'은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분당 집을 팔아도 이사 갈 곳이 없다. 강남으로 가기엔 강남이 너무 올랐고 다른 지역은 구미를 당기지 못해 분당 주민들은 별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했던 호가에서 조금도 가격이 빠지지 않았다.
다만 매수세가 잦아들고 8월까지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강해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아름마을 D공인 관계자는 "10·29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거래가 끊겨 가격이 떨어졌지만 그것은 결국 일시적인 현상이지 않았느냐"며 "정책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입안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O..."개발 방식의 차이는 파이 나눠먹기의 차이만을 가져올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이매촌 한신단지 내 제일공인 박희전 사장은 판교 개발방식을 공영으로 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달라질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교를 공영개발로 하면 결국 당첨자만 막대한 프리미엄을 챙기게 될 것"이라면서 "분양가를 낮춘다고 해서 시세까지 같이 낮출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잖아도 '판교=로또'라는 인식이 팽배한데 마진을 소수 당첨자들만 가져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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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역 부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분당이 강남보다 못 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인프라를 거의 갖춰 굳이 강남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분당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전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지 판교 후광효과 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판교를 때려잡아 분당 집값을 낮추겠다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판교 분양공고가 날 때까지 대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겠다"면서 "빨리 분양을 해 정리를 해 줘야 막연한 기대심리에 따른 집값 상승 현상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문제는 저금리와 공급 부족"
이매촌 제일공인 박희전 사장은 "판교가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판교만 해결하면 문제가 끝날 것 같은 분위기 자체가 문제"라면서 저금리에 따른 부동자금이 투기 가수요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자동 D공인 관계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 마디로 실패했다"면서 "집적효과를 낼 수 있는 쾌적한 신도시 개발이나 강북의 체계적 개발로 꼭 강남에 안 살아도 잘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차라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시범단지 한신아파트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분당에 살아보니 쾌적하고 좋아 다른 곳으로 이사갈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서 "예컨대 경기도 남양주나 광주 등지에 이런 수준의 신도시를 만들면 가격 안정 효과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