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휴대폰, 지금이 구입 적기?

[르포]휴대폰, 지금이 구입 적기?

윤미경 백진엽 기자
2005.12.25 14:43

보조금 대기수요에 매기 실종..대리점마다 보조금 지급하며 악성재고 처분 골몰

"요즘요? 땅파서 장사하고 있어요. 예년같았으면 연말 특수다 뭐다해서 손님이 북적거릴텐데, 지금 한번 보세요. 매장이 파리날리고 있잖아요."(서울 용산상가의 ㄱ대리점 직원)

"이동전화 대리점이나 판매점 모두 고전하고 있어요. 어떤 대리점은 월세도 못내고 있을 정도예요. 연말이라 자금압박이 심해서 재고털이를 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무너질 판이예요"(한 이통사 대리점 직원)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최근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23일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이 밀집해있는 서울 용산전자상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판매점 직원은 "연말 기분이 전혀 안난다"며 "이게 모두 단말기 보조금 결정이 빨리 안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망섞인 어조로 말했다.

정보통신부가 2년 장기가입자에 한해 단말기 보조금을 허용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단말기 보조금 규제안'이 지난 23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통과되는 등 법제화가 본격 추진되면서, 단말기 보조금이 본격적으로 풀릴 때까지 기다리자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정통부 계획대로 2년이상 장기가입자에게 보조금을 허용하든 보조금이 전면 허용되든지간에 '일단 지켜보자'는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휴대폰 유통점, 연말인데 손님 절반으로 '뚝'

이같은 소비자들의 대기심리는 일반 휴대폰 유통점에게 곧 바로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가입자를 8만5000명 가량 확보하고 있는 대형 대리점마저 소비자들의 보조금 기대심리로 고전을 겪고 있을 정도다.

용산에 있는 한 대형 대리점의 박모 부장은 현재 대리점 상황을 묻자 "지난해 12월에는 8000대가량 판매했는데, 올해는 물량이 40%까지 줄어들 것같다"면서 "보조금 지급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상황이 최악이다보니, 대리점 차원에서 신규가입자나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가입자당 7만원 이상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대리점들이 이 부담까지 떠안으면서 보조금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은 악성재고로 쌓인 휴대폰을 빨리 털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대리점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연말특수를 노리는 가입자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쌓여있는 휴대폰 재고를 밀어내지 않으면 신종 휴대폰을 끌어올 자금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재고로 현금흐름이 나빠져서 온갖 결제가 몰리는 연말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다.

용산의 또 다른 판매점 직원은 "지난해 연말보다 손님이 절반가량 줄었다"면서 "가입자 유치가 갈수록 힘들어지니까 동네 판매점에서도 가격을 후려치고, 그 결과 집단상가나 동네 가게나 큰 차이가 없게 되자 용산전자상가로 오는 손님이 더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리점이 자체보조금 줘요"..싼 휴대폰 구입적기

상황이 이렇다보니, 휴대폰 가격은 어느 때보다 값싸게 살 수 있다. ㅇ사 대리점의 경우는 출고가 30만원 정도인 삼성전자 'S350' 모델을 7만~8만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주로 SK텔레콤 가입을 손님들에게 권한다는 이 대리점 직원은 "가입비 5만5000원에다 부가서비스 한달 신청하고, 의무사용기간 넣으면 13만원 정도에 휴대폰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출고가 30만원 중반대인 삼성의 'S390' 모델도 20만원 후반정도면 구입할 수 있고, 출고가가 60만원이 넘는 위성DMB폰 'B200'의 경우도 35만원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용산에 있는 ㄱ대리점도 S350 모델로 번호이동하면 13만~15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고 권했다. 이 대리점 직원은 "내년에 보조금이 시행되도 같은 회사에서 2년 이상 장기가입자에게만 해당되고, 보조금 지급규모 또한 크지 않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휴대폰을 마련하는게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판매점뿐 아니라 대형 대리점에서도 상황은 똑같았다. 한 대형대리점 직원은 "30만원짜리 전략단말기를 7만~8만원으로 할인 판매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싼 휴대폰을 구입하기엔 적기"라고 했다.

'마른 수건을 짜는 식'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대리점은 "이미 살 사람은 다 샀기 때문에 보조금을 준다고 해도 살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번호이동시키려고 보조금을 금지하는데도 보조금을 주고 있는데, 내년에 법이 바뀌면 지금 수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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