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쌍용차 파업 13일째 불안한 고요

[르포]쌍용차 파업 13일째 불안한 고요

평택=김용관 기자
2006.08.28 12:15

선봉대 100여명 정문봉쇄 출근 저지..경찰은 500M앞 대치

옥쇄파업 13일째인 28일,쌍용자동차(3,505원 ▲175 +5.26%)평택공장 정문.

정문은 대형 컨테이너 두개로 가로막힌 채 쇠파이프 등을 갖춘 선봉대 100여 명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분위기가 묘하다. 정문에 설치한 컨테이너 뒤에 소방차 1대를 세워놓고 공권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정문에서 500여미터 떨어진 큰 길가에 경찰차 6대가 대기하고 있다. 경찰 병력이 서너갈래로 나눠 정문앞 인도앞에 줄지어 앉아있다. 사측이 시설 보호를 위해 이날 아침 공권력을 요청했지만 양측의 물리적 다툼은 없었다. 이날 아침 경찰은 10개 중대 1000여명을 공장 인근에 배치했다.

↑쌍용차 노조가 29일 정문을 봉쇄한 채 관리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정문에는 사수대 100여명과 소방차를 대기시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가 29일 정문을 봉쇄한 채 관리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정문에는 사수대 100여명과 소방차를 대기시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월요일 아침, 평소대로 출근하던 쌍용차 관리직들은 사무실로 들어가지 못한 채 정문 앞에 삼삼오오 모여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오전 한 때 사측 일부가 출근을 저지하는 노조에 맞서 정문 통과를 시도하자 노조측은 물대포를 쏘며 저지하는 등 잠시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측은 일단 관리직원들을 평택공장 인근에 있는 출고사무소나 협력업체 사무소로 이동시켜 팀별로 관리하기로 했다.

사측 관계자는 "일단 정문을 열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직원들은 평택 공장 인근으로 옮겨 팀별로 관리하게 했다"고 말했다. 언뜻 머리가 희끗희끗한 이 관계자의 눈에 눈물이 비친 듯했다.

오전 10시30분께 평택공장 정문에 자리잡고 있던 경찰병력은 일단 철수했다. 오전 9시30분 정완용 부사장(생산부문장) 등 사측 인사 2명과 노조측 관계자 2명이 만나 사태해결을 위한 논의를 나눈 결과다. 이 자리에서 노조측이 시설보호를 약속하면서 사측은 경찰병력을 철수하는데 합의했다.

↑월요일 아침, 평소대로 출근하던 관리직 사무원들이 본관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정문앞 큰길가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본사 방침에 따라 공장 인근에 있는 출고사무소 등으로 이동했다.
↑월요일 아침, 평소대로 출근하던 관리직 사무원들이 본관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정문앞 큰길가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본사 방침에 따라 공장 인근에 있는 출고사무소 등으로 이동했다.

정문을 지키던 선봉대에 양해를 구하고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노조원들은 2시간여동안 정문 안쪽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삼상오오 모여 담배를 태우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눈길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집행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사측의 책임"이라며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여부는 노조원들의 선택인데 이를 두고 정리해고니 추가 협상은 없다느니 강경한 발언을 연속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찬반 투표 결과 사측이 조용히 사태 수습을 지켜보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으면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이번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에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쉽지 않은 투쟁이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안타까움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복잡미묘한 표정이다.

↑사측의 시설 보호 요청에 따라 경찰병력 10개 중대, 1000여명이 평택 공장 주변에 배치됐다. 오전 10시30분께 노사 양측의 합의로 경찰 병력은 일단 철수했다.
↑사측의 시설 보호 요청에 따라 경찰병력 10개 중대, 1000여명이 평택 공장 주변에 배치됐다. 오전 10시30분께 노사 양측의 합의로 경찰 병력은 일단 철수했다.

노조측은 오는 9월1일 차기 집행부가 구성되기 전까지 본사를 점거한 채 출근저지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노조도 파국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전 11시 30분부터 대의원 대회를 열고 대책 논의에 나섰다.

늦여름의 더위가 한창인 평택공장. 평소같으면 관리직 사무원들로 붐볐을 평택 본관은 침묵만이 가득하다. 공장도 멈춰선지 오래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노사 양측의 팽팽한 기운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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