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성장의 함정' 빠지나

디스플레이, '성장의 함정' 빠지나

김동하 기자
2006.12.26 08:22

PDP-LCD 다툼·기업간 혈전 '이중경쟁'…삼성SDI·LGPL 주가하락 불가피

디스플레이 마저 '성장의 함정'에 빠지는 걸까. 성장의 함정이 MP3, 휴대폰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업종까지 옥죄고 있다. LCD, PDP 모두 마찬가지다. 양 진영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살아남는 업체의 숫자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25일 디스플레이 업종이 과거 MP3,휴대폰과 마찬가지로 극소수 '절대강자'만이 살아남는 '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의 함정'이란 장기투자 옹호자로 유명한 제레미 시겔(Jere my J.Siegel)이 언급한 개념. 정보기술(IT)산업 등 성장성이 높은 산업의 경우, 성장기에 엄청난 호황을 누리지만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전세계에서 몇개 업체만이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사라지거나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첨단기술산업의 '성장성'을 보고 앞다퉈 뛰어들지만 지나치게 높은 투자비를 떠안고 수익률은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부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LCD,PDP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강자만이 살아남는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LG필립스LCD(12,700원 ▼70 -0.55%)삼성SDI(626,000원 ▼15,000 -2.34%)도 글로벌 '절대강자'로 살아남을 것인지, 열등업체로 떨어질지의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AUO와 CMO 등 대만 LCD업체들은 LG필립스LCD를 근소한 차로 추격하고 있다.

정 부장은 과거 LG필립스LCD가 상장하던 무렵의 경험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장은 "현재 2만원대에 머물고 있는 LG필립스LCD도 불과 몇년전 상장 당시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됐었다"며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많은 주가를 지불하지만, 대부분 손해를 입고 만다는 게 산업과 증시의 역사"라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현재가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업체와 대만, 일본 업체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LCD와 PDP 모두 당분간 가격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과잉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내년도 TV 디스플레이 시장이 샤프의 8세대, AUO의 7세대,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7세대 가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14%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향후 경쟁력을 가늠하는 차세대투자 역시 발목이 잡힌 상태다. LG필립스LCD는 8세대 투자에 손대지 못하고 있고 삼성SDI는 예정된 AM OLED 투자를 진행하는 정도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으로서는 디스플레이 업종을 모멘텀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며 "당분간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의 하락추세를 막기 어려워 주가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수요가 늘어나는 하반기부터는 IT제품의 가격회복을 기대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하락세가 급격하게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 역시 싸늘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CD의 약점이었던 색재현율, 잔상효과 등이 개선돼 40인치 이상의 TV 시장에서 LCD에 대한 선호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4분기 이후 삼성SDI PDP 부문의 영업실적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승혁 연구원은 삼성SDI의 4기 라인 증설, LG전자의 A3-2라인 증설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PDP모듈 공급과잉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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