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통사 모바일뱅킹 격돌 '2라운드'

은행-이통사 모바일뱅킹 격돌 '2라운드'

진상현 기자
2007.05.22 08:29

칩뱅킹 이어 VM뱅킹서도 주도권 다툼

금융칩(CHIP)에 기반한 모바일뱅킹에 이어 칩 장착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VM(Virtual Machine)모바일뱅킹에서도 은행권과 이동통신사들간의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출시한 VM모바일뱅킹이 인기를 끌자 SK텔레콤 등 일부 대형 이통사들이 자신들이 주도하는 VM모바일뱅킹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한편, 은행이 주도하는 VM모바일뱅킹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21일 금융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SK텔레콤(77,800원 ▲1,400 +1.83%)은 최근 VM모바일뱅킹 사업 개발자 선정을 위한 사업제안 요청서(RFP)를 개발업체들에 발송했다.

제안한 사업 형태는 인프라제공 및 운영, VM모바일뱅킹 요금 징수(과금) 등은 이통사가 맡고 개발대행사가 VM모바일뱅킹의 상품기획, 개발, 영업 등을 담당하는 형태다.

앞서 우리은행이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 VM뱅킹의 경우 과금과 부가 서비스 개발 등을 은행이 담당한다.

SK텔레콤은 한발 더 나아가 은행이 과금을 하고 서비스를 주도하는 VM모바일뱅킹에 대해서는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KTF도 SK텔레콤과 유사한 입장이다. 다만LG텔레콤(15,490원 ▼40 -0.26%)은 금융권이 원하는 방식을 수용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이통사들이 일방적으로 VM뱅킹의 사업모델을 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과금업무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최소한 은행이 VM모바일뱅킹의 사업 형태를 선택할 수는 있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은행권과 이통사, 개발업체들은 지난 15일 모임을 갖고 VM모바일뱅킹 관련 업무 협의를 가졌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은행권은 이 자리에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서비스 모델 및 과금 형태를 결정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이통사에 다시한번 요청했고, SK텔레콤과 KTF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내부 검토는 다시 해보겠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과 이통사들이 VM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놓고 격돌하고 있는 것은 이 서비스의 시장성이 확인되면서 고객 관리 및 향후 서비스 업그레이드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VM뱅킹 사용료는 기본적으로 통신료이기 때문에 통신사가 과금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공식적인 입장이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VM뱅킹이 인기를 끌자 뒤늦게 주도권을 갖겠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 서비스나 안정성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 금융권이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과 이통사들은 VM모바일뱅킹 외에 칩을 장착하는 모바일뱅킹과 관련해서도 주도권을 놓고 대립중이다. 이통사들은 별도의 금융칩 없이 1개의 범용가입자식별모듈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fy Module) 카드에 금융서비스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은행권은 이 경우 USIM과 관련된 칩의 발급과 관리 주체가 이통사로 한정돼 고객 정보와 금융서비스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현재 마케팅이 한창인 3세대(3G) 이동통신에서는 칩을 활용한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통사와 은행들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면서 고객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주도권 다툼만 할 것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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