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라인 "손배소 피고는 맞는데…"

모델라인 "손배소 피고는 맞는데…"

이규창 기자
2007.10.05 15:37

수십억대 소송 4개월간 '쉬쉬'…조회공시 답변도 '알쏭달쏭'

모델라인이엔티(대표 여상민)가 6월 38억대 손해배상소송을 4개월간 공시하지 않은 데 이어 증권선물거래소(KRX)의 조회공시 요구에도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올해초 느리게걷기 주식을 현물출자해 모델라인이엔티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손모씨는 '현금으로 주식으로 되사기로 한 약정을 어겼으므로 2배 위약금을 배상하라'며 지난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모델라인이엔티는 이 같은 사실을 4개월여간 공시하지 않은 데다 이를 지적한 4일 머니투데이의 보도에 뒤이은 KRX의 조회공시를 요구에도 상식에 어긋나는 답변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있다.

모델라인이엔티는 5일 조회공시를 통해 "원고의 소장에 비상장 피고1이 비상장 모델라인이고 피고2에 당사가 되어 있음은 사실이나 설령 소송에 패소하더라도 대금을 지급할 의무도 없음"이라고 밝혔다.

모델라인이엔티는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인지했으면서도 '소장에 피고로 적혀있지만'이란 단서를 달아 소송 원인이 계약당사자 비상장 모델라인에 있어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한 4개월간 투자자들에게 중요정보를 감췄으면서도 "패소하더라도 대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자의적인 판단을 사실인 듯 공시한 것.

이에 대해 KRX 관계자는 "자본총계의 10% 이상 금액의 손해배상소송은 공시 의무사항이다"며 "설령 배상책임이 없더라도 소장을 받고 피소사실을 인지하면 공시의무가 발생하고 추후 법원의 판결 결과를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델라인이엔티의 6월말 기준 자본총계는 165억원으로 손해배상소송액은 23%를 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공시를 했어야 하는 사항임에도 회사 측은 이를 무시했다. "패소하더라도 대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회사 측의 주장도 법원이 판단할 문제로, 투자자에게 주요 경영사항을 알리지 않은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증권선물거래소는 모델라인이엔티의 '불성실공시' 여부를 심사해 제재 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시위반 사실이 인정될 경우 모델라인이엔티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다.

그러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다 하더라도 회사 측이 입는 피해는 미미하다. 누적지정회수가 1.5회 이상인 경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지만 최근 시장감시조치 강화로 인해 지정 요건이 늘어나 투자자들의 인식이 둔감해지면서 제재 조치로서의 효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모델라인이엔티는 이 같은 제재 마저 피할 가능성이 크다. 모델라인이엔티는 작년 9월에도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및 해지 결정 지연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지만(0.75회) '투자유의종목' 지정 기준은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 지정 회수에만 적용되므로 이는 누적지정회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모델라인이엔티의 손배소 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은 6월1일이지만 4개월동안 공시불이행 사실을 감춘 덕에, 금번 지정회수가 1.5회 미만일 경우 '투자유의 종목' 지정도 피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불성실 공시는 상장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투자판단의 잣대가 될 수 있는 중요 경영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행위로 시장질서를 크게 해치는 경우이지만, 이에 반해 처벌수단이 가벼워 최대주주 및 경영진이 불리한 경영정보를 감추거나 뒤늦게 공시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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