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실물의 출구전략 '그린'

[개장전]실물의 출구전략 '그린'

김진형 기자
2009.08.13 07:37

지수가 아니라 종목에 집중..옵션만기 충격 주의

전날 우리 증시에서 눈에 띄는 특징을 찾아보자. 우선 외국인이다. 21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너무 장기간 순매수 행진을 벌여왔기에 이들의 순매도 전환이 크게 눈에 띄지만 순매도 규모는 그동안 샀던 규모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하루이틀 팔았다고 이들의 매수 기조가 변한다고 보기도 힘들다.

◆外人·기관 '선택과 집중'= 그보다 눈에 띈 특징은 '선택과 집중'이다. 외국인들 이날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화학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가 지난주 중반 이후 둔화되기 시작했고 IT 등 기존 주도업종에 대해 매도로 전환했음에도 화학업종은 10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특히 화학업종에 투자한 512억원 중LG화학(323,500원 ▲6,500 +2.05%)에 480억원,SK에너지(121,800원 ▼1,400 -1.14%)133억원을 집중적으로 쏟아 부었다.

기관도 마찬가지다. 기관은 이날 215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전기전자업종을 1757억원 순매수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압도적인 순매수였다. 전기전자를 샀다고 해서 삼성전자를 매수한게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관들의 순매수 30위에 불과했다. 기관의 매수 상위 종목에는 LG전자,삼성전기(457,000원 ▼5,000 -1.08%), LG디스플레이, 서울반도체, 삼성테크윈,삼성SDI(456,500원 ▲3,000 +0.66%), OCI 등이 포진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패러다임이 지수에서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하루였다"고 전날 증시를 평가했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이제는 지수에서 벗어나 종목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들이 집중하는 종목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단순히 블루칩 중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처럼 그동안 급등했던 종목에 비해 부진했던 기업들일까.

'그린'이다. '그린'은 올해 시장을 달군 수많은 테마 중 가장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테마다. 그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출구전략에 있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출구전략'을 유동성 흡수와 같은 통화정책에서만 찾고 있지만 실물에서도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경제를 그동안 이끌어 왔던 산업은 금융, 자동차, 부동산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산업은 이번 금융위기의 진원지였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정부가 당장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든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실물에서도 출구전략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실물의 출구전략은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집중이 될 것이고 그 대상이 현재까지 드러난 것으로는 '그린'이다.

우리 증시에 '그린'이라는 화두가 본격화된 것이 지난해 8월15일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부터다. 공교롭게도 '그린' 화두의 1주년이 바로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관심을 가질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올 상반기처럼 '그린'이라는 테마에 모두가 편승할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 1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실적과 능력에 대한 검증을 거친 종목들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옵션만기 '경계경보' 발령=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개선된 시각을 보여주면서도 기준금리를 앞으로도 상당 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증시가 일제히 반등했다. 우리 금통위에 이어 미 FRB까지 비슷한 입장을 밝히면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이에 대한 시장 반응도 좋았다는 점에서 전날 조정을 받은 우리 증시도 이날 반등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목해야 할 변수는 옵션만기다. 주초까지만 해도 이번 옵션만기는 큰 부담이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파생상품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옵션만기에 대해 일제히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는 파생상품 시장의 특성상 전문가들마다 추정치는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2000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 만기 동시호가에서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는 규모다.

물론 동시호가에 쏟아져 나오는 차익매도 물량을 비차익매수로 흡수할 수 있지만 투신이나 기금은 연일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고 최근 외국인들의 관심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보다는 다소 규모가 작은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선물 베이시스가 크게 상승해야 한다. 베이시스 상승을 위해서는 지수가 급락하거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가 나타나야 한다. FOMC 결과로 이날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물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장중 선물시장의 외국인 매매와 이에 따른 베이시스 추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