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조정 해석 우세..프로그램이 하락 안전판 역할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것도 잠시 주춤했던 IT와 자동차 업종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점에서 랠리의 기대감을 높였다. 분위기가 다시 좋아질려던 찰라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이래저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시점이다.
◆서프라이즈 지표에 급락한 美 증시= 미국 증시가 2% 안팎의 하락률을 보이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미국 시장에서는 ISM제조업지수가 52.9로 상승하며 2007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50을 넘어섰다. 50을 넘을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였지만 실제 발표치는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7월 잠정 주택판매도 3.2% 증가하며 6개월 연속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나타났음에도 미국 증시는 오히려 급락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많이 오른 만큼 뉴스에 팔았다는 해석이고 또 하나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는 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급락에 대해 단순하게 해석하는 모습이다. 많이 오른 만큼 차익실현 욕구가 컸고 뉴스에 판 것 뿐이라는 해석이다. 추세 전환 등을 논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얘기다.
"1차적인 원인은 가격부담이었고 추세전환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금융주 차익실현 권고가 많았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소재주의 하락 등이 원인이었다"(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가격 부담 이외의 이유를 붙이기는 어렵다"(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등의 해석이다.
다만 공교롭게도 ISM제조업지수가 드디어 50을 넘어선 날, 급락했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예상보다 좋은 경제지표의 호전이 출구전략을 당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은 아는 사실이고 가격 부담이 컸던 것이 1차적인 원인으로 보이지만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를 수록 시장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로그램은 최후의 구명보트?= 전일 시장 급등은 기관이 이끌었다. 외국인이 순매수하기는 했지만 매수 규모는 과거에 비하면 매우 미미했다. 개인들은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외국인의 막대한 유동성이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며 오르던 수급 구조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
조금 더 깊숙이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변한 건 없다. 외국인 매수가 325억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지주사 전환 문제로 불확실성이 커진현대모비스(390,000원 ▲1,500 +0.39%)한 종목에 대한 매도가 1138억원이었다. 이는 소폭 순매도를 기록했던 지난달 31일도 마찬가지였다. 기관이 1855억원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 차익순매수가 2993억원이었다. 기계적 거래인 차익거래를 제외하면 기관은 어제도 실질적으로는 순매도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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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장 급등을 이끈 수급상 공신은 프로그램이었다. 오는 10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인 쿼드러플워칭데이다. 프로그램의 움직임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차익거래의 매수 여력은 4~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3월 동시만기에는 프로그램의 매수가 연일 이어진 적이 있지만 이번 동시만기에서는 아직 그같은 쇼를 기대하기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 매수 유입을 위해서는 외국인들의 선물매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이다. 물론 전일 외국인이 8000계약 가까운 선물 매수를 기록했지만 미결제약정이 4500계약 증가했다는 점에서 최근 선물시장에서 활개치고 있는 단기 투기세력일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프로그램 매수 유입을 위해서는 현물 매수 헷지를 위해 막대한 매도 포지션을 쌓아놓고 있는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가 필요하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다만 프로그램이 증시의 비상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은 나오고 있다. 주도주를 집중 매수한 외국인들이 만약 차익실현을 할 경우 프로그램이 이 매물을 받아내며 급락을 방어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까지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는 시나리오는 지금으로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좀 더 긴 관점에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9월 동시만기일 이후에 지속 유입될 가능성은 높아 가격 부담에 직면한 주식시장에 수급상 안전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