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한국거래소(KRX)상장심사 실무자들이 워크숍을 열고 머리를 맞댔다.
장외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히는 골프존의 상장문제 때문. 이례적으로 워크숍까지 열어 릴레이 회의를 진행한 끝에 상장 길을 열기로 결론을 내렸다.
국내 1위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은 이미 2차례나 상장 심사가 연기됐고, 지난해 상장은 무산됐다. 업종 분류가 모호하고 사행성이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골프존 측은 물론 "스크린골프는 '닌텐도'게임과 거의 유사한 형식의 게임이고, 많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건전한 게임"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3개월 가까운 장고(長考) 끝에 거래소는 스크린골프 산업을 게임업과 소프웨어 개발업이 모두 해당되는 '신규 업종'으로 구분하기로 한 것이다.
골프존을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봤을 기업이 있다. 빅뱅,2NE1,세븐 등 인기가수 다수가 속해 있는 YG엔터테인먼트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3대 메이저'로 꼽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상장심사의 벽에 부딪혔다. 주된 매출처가 불확실하고 수익성 검증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인기 연예인의 CF출연료, 공연료 등으로 먹고 사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해당 연예인의 인기가 식으면 기업의 존속이 불확실해진다는 의미였다.
물론 기업의 '성장성'만 보고 상장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이 코스닥에 이어 코스피 시장에서도 상장심사에서 '퇴짜'를 맞고 우회상장을 택했던 점을 떠올리면, 거래소가 '낯선 기업'을 발굴하거나 받아들이기에는 꽤나 보수적이라는 말을 들을 여지가 없지 않다.
'업종구분'이 안 돼 상장이 지연된다는 건 신성장기업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골프존이나,견실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나 한국시장의 '성공스토리'를 바탕으로 해외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는 '한국형 수출업체'다. 이미 산업 전 분야에 '스타마케팅'이 자리 잡았고, 드라마 위주였던 한류는 젊은 뮤지션들이 가세한 신(新)한류로 확산되고 있다.
골프존의 기업분류를 놓고 고심한 건 민간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마찬가지였다. '철강','엔터테인먼트','레저','디스플레이', '게임'업종 모두에 걸쳐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종구분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수익구조가 일반 기업과 다르다는 이유로 기업분석을 아예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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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과 마찬가지로, 신성장산업을 증시에 받아들이는데도 과거보다 조금은 유연하고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