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일우호 다리놓은 지진구조대

[기자수첩]한일우호 다리놓은 지진구조대

송정훈 기자
2011.03.23 17:16

"일본 정부와 경찰 등 당국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구조대 파견에 감사를 표시했고, 구조대가 보여준 열의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교민 지원 활동을 벌이다 귀국한 외교통상부 직원의 말이다. 외교부 직원의 공치사(功致辭)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구조대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공감이 간다. 오죽하면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한국 구조대가 일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찬사를 보냈을까

한국 긴급구조대는 해외 구조대로는 가장 먼저 일본에 파견돼 가장 마지막까지 구조 활동을 벌였다. 지난 12일 선발대인 119구조대원 5명과 구조견 2마리가 해외 구조대로는 중 처음으로 최대 지진 피해 지역인 센다이 지역에 급파됐다.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을 대지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간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다. 정부는 일본이 구조단 파견을 요청하기도 전에 100여 명의 구조단을 즉시 파견할 수 있도록 대기시키는 성의를 보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본 측이 당초 피해 수습에 급급해 해외구조단을 요청할 경황조차 없었다"며 "구조대원 파견은 정부의 지원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14일에는 구조대원 100명과 외교통상부 직원 등 102명의 본진이 센다이에 파견됐다. 하지만 구조대가 활동에 들어간 지 며칠 뒤 해외 구조대가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공포가 일본 전역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해외 구조대가 모두 철수한 상황에서도 우리 구조대는 마지막까지 남아 구조 활동을 벌였다. 정부는 "우리 국민이 봉이냐"며 구조대를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는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우리 구조대를 안전지대로 이동하도록 했고 23일 전원 귀국시켰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와 협의를 거쳐 더 이상 현지에서 구조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구조대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한 우리 구조대는 한국으로 모두 돌아왔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열의는 한일 우호 증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무토 주한 일본 대사는 18일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인들의 진심 어린 마음에 이번처럼 감동받고 고마웠던 적은 없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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