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세븐일레븐 '승자의 저주' 걸렸나

단독 편의점 세븐일레븐 '승자의 저주' 걸렸나

신동진 기자
2011.05.02 07:55

지난해 바이더웨이 인수 후 올해 CP 잇달아 7차례 발행..'돌려막기'(?) 의혹

코리아세븐이 '승자의 저주'에 걸렸다?

롯데그룹의 편의점업체인 코리아세븐이 올 들어 총 7차례에 걸쳐 약 1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P란 기업들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실제 상거래와 관계없이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융통어음을 말한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4월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인수하면서 전체 부채규모(2010년12월 기준)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단기부채도 30% 정도 증가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에 따라 코리아세븐이 늘어난 부채로 인해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열사에 잇달아 CP를 발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같은 그룹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에 모두 7차례에 걸쳐 총 939억원의 CP를 발행했다. 구체적 발행내역은 △지난 1월25일 100억원(만기 2월8일, 이하 모두 2011년) △2월25일 200억원(만기 3월8일 100억원, 3월9일 100억원) △3월25일 200억원(만기 4월6일 100억원, 4월7일 100억원) △4월6일 62억원(만기 4월13일) △4월7일 98억원(만기 4월13일) △4월13일 109억원(만기 4월20일) △4월25일 170억원(만기 5월9일) 등이다.

특히 코리아세븐의 CP발행일과 만기일을 살펴보면 만기 시점과 새로운 CP 발행 시점이 거의 비슷하다. 재무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만기 도래 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했다. 재무관리를 담당하는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만기일이 도래하기 전에 CP를 계속 재발행하고 있다는 것으로 봐서 운영자금 회전에 일정 부분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리아세븐의 재무 건전성을 점검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리아세븐의 손익계산서 상 영업이익은 2008년 40억원, 2009년 64억원에서 2010년 245억원으로 대폭 늘어나 최근 이익구조가 급격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를 살펴보면 총 부채는 2008년 2451억원, 2009년 2244억원으로 최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오다 바이더웨이를 인수했던 2010년 연말 기준 부채가 4162억원으로 전년보다 1918억원(85%)이나 늘었다. 코리아세븐은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가운데 증자분 998억원은 제외한 나머지 1700억원 이상을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부채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도 지난해말 기준 1855억원으로 전년도 말보다 29% 증가했다. 이는 유동자산 779억원의 약 2.4배, 현금화하기 쉬운 당좌자산 559억원 보다 3.3배나 많은 것이다. 지난해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 유입도 914억원으로 유동부채의 절반 선에 머물렀다. 이는 현금성 자산으로 단기부채의 절반도 갚을 수 없고, 영업활동을 통해 한해 들어오는 현금을 모두 동원해도 단기부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더구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914억원 가운데서도 순이익은 198억원에 불과한 대신, 매입채무·미지급금 증가분이 합쳐서 508억원이나 된다. 남에게 줘야 할 돈을 늦춰서 영업상 현금 흐름을 크게 늘렸다는 이야기인데,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기업이 자금회전이 어려워지면 매입채무를 증가시켜 이를 극복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리아세븐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은 5565억원에 달했다. 유상증자를 제외한 약 4567억원이 순수한 차입이었고, 이 가운데 2946억원을 갚았다. 한 재무 전문가는 "일반적인 회사는 자사의 영업이익의 수십 배에 달하는 자금조달을 하지 않는 게 보통"이라며 "코리아세븐이 표면적으론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수 이후 자금난을 의심해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코리아세븐의 경쟁업체로 지난해 영업이익 118억원을 기록한 미니스톱이 지난해 재무활동 현금 유입 15억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코리아세븐 고위 관계자는 연이은 CP 자금 조달과 관련해 "현재 단기 자금 이자율이 4.5%대로 장기 자금 이자율 5%대 보다 낮아 기업어음을 발행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이자가 싼 단기자금을 발행해서 운용하는 것이 기업입장에서는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어 "최근 영업이익이 창사 이후 최고 수준으로 현재 회사의 재무건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구체적인 부채 축소 계획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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