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 랩, 별도 집계...시장 '착시효과' 막는다

자문형 랩, 별도 집계...시장 '착시효과' 막는다

구경민 기자
2011.08.10 08:16

"투자 판단에 도움 vs 시스템 구축 비용, 추격매수 부채질"

개인투자자 A씨는OCI(196,300원 ▼3,700 -1.85%),하이닉스(1,027,000원 ▲29,000 +2.91%),현대차(489,500원 0%)등 대형주들의 주가 움직임을 보고 의아해졌다. 과거 외국인이나 기관의 수급에 영향을 받아왔던 우량주들이 개인들 수급에 의해 급등,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7공주', '4대천왕' 등의 이름으로 테마를 형성한 우량주의 주가 방향을 결정지은 것은 '개인'들이었다. 또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과 펀드 환매에 시달리는 국내 기관의 매물을 개인들이 고스란히 받아내면서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어 내는 모습도 연출됐다.

개인투자자들의 위력이 커진 것처럼 보여 지지만 엄밀히 따지면 자문사 거래 물량이었다. 실제 개인들이 직접 거래하는 종목들이 아닌데도 마치 이들 우량주를 사들이는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KRX)가 투자자별 매매동향에 '자문형 랩'을 따로 분류시키는 방안을 추진, 연내에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혼선을 줄이고 투자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문형 랩 매매동향이 파악되면 음지에서 돌던 정보들이 양지로 나오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의 투자 지표로 활용되는 등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개인투자자는 "우량주의 경우 개미들만으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 기관 등 세부적 매매동향을 참조해야 한다"며 "자문형 랩 투자동향을 따로 분류해 세부적으로 나눠준다면 투자하는데 많은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작업을 정비, 추가 비용 발생을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문형 랩의 매매동향을 따로 만들 경우 투자자들에게 얼마만큼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시스템 구축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또 다른 혼선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자문형 랩에 기관들이 투자하는 경우 현재 '기관' 매매로 잡히는데 '자문형 랩' 분류코드가 생겨난다면 자문형 랩에 개인, 기관의 자금이 모두 포함돼 기관 자금의 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 역시 "급등 장에서 소외된 개인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뒤늦게 주도주 따라잡기에 나서는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자문사들이 투자한 주도주에 뒤늦게 올라탈 경우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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