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리아 사가피 부사장, "올해 반도체 경기 매우 좋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인 노벨러스가 한국 부품회사와 파트너십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리아 사가피 노벨러스 구매담당 부사장(사진)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한국 부품업체 8~9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부품공급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거래를 넘어 노벨러스 측에서 한국 부품업체에 투자해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노벨러스는 세계 6위의 반도체 장비회사로, 반도체 핵심 공정인 화학기상증착(CVD)과 표면처리 장비를 인텔과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반도체 식각 및 세정용 장비업체인 램리서치와 합병을 발표해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0년부터 코트라(KOTRA)를 통해 한국 부품업체들과 협력을 모색해 왔다.
사가피 부사장은 한국 반도체 부품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언어와 유연성, 두 가지를 중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언어 장벽이 있으면 소통의 한계를 불러일으키고 속도가 중시되는 반도체 산업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이 큰 만큼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상황을 적시에 맞출 수 있는 유연성이 없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일본 부품업체 중심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노력 역시 한국 업체들과 거래를 확대하려는 배경이다.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 직후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본 외의 지역에서 부품을 조달받는 게 중요해졌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이 기술과 품질 면에서 앞서 있는 부분이 많아 새 공급업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사가피 부사장은 "기술로 승부하는 일본 업체들을 대체할 곳이 아직 많지 않다"면서 "생산지를 일본 밖으로 이전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부품업체들이 단순히 일본 대지진의 '반사이익'만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사가피 부사장은 노벨러스의 주요 고객이자 비메모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늘 시장의 니즈(수요)와 기회를 살펴 최상의 전략을 펼쳐왔고 그를 통해 성장해 왔다"면서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삼성전자(206,000원 ▲2,000 +0.98%)와 인텔의 강점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서는 "두 회사가 각자의 영역을 갖고 있어 단순 비교가 힘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인텔은 글로벌 경기와 관계없이 투자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 삼성과 다른 것 같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냉했던 2008년 극명히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투자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장비공급 업체에 큰 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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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삼성전자는 CPU에 특화한 인텔과 달리 TV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걸쳐 다품종을 생산해 좀 더 유동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두 회사의 차이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들 회사가 올해 모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장비업계들이 큰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가피 부사장은 올해 반도체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고객사들과 접촉한 결과 상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매우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는 1분기가 지나봐야 알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스마트 기기에 집중하면서 모바일 칩 시장이 확대돼 장비업체들도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며 "올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많지만 적어도 반도체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