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우회상장 에듀언스 '학원산업화 빛바랜 꿈'

무자본 우회상장 에듀언스 '학원산업화 빛바랜 꿈'

김희정 기자
2012.03.12 05:10

지점학원들, 운영비 지급 안돼 경영부담 가중..분쟁 일자 용역까지 동원

오프라인 학원업체 에듀언스의 '학원을 산업화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이 일그러지고 있다. 현금 흐름이 악화돼 지점 학원들에 운영비조차 제 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인수 대금을 둘러싼 분쟁이 잇따르는 등 불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회상장의 추억=학원업계에서 우회상장이 유행하던 2008년 10월. 서울 도봉구에서 젠아이학원(現 토피아도봉어학원)을 운영하던 하태윤 원장(현재 에듀언스 대표)은 정교순 제이앤솔로몬파트너 대표(전 에듀언스 감사)와 우회상장을 추진한다. 평촌 P학원과 부천 D학원 등도 합류했다. 우회상장 '얼굴'은 정 대표가 주식담보 대출을 받아 인수해 놓은 씨앤씨테크.

정 대표의 '컨설팅'에 따라 하 대표가 운영하던 젠아이학원, 젠아이제일학원, 젠아이제이학원 등의 주식을 다른 학원장들이 골고루 사서 공동주주가 된 후, 신안상호저축은행에서 총 157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중 150억원은 소비대차(동일 금액 반환을 전제로 한 소유권 이전 대출) 형태로 우회상장에 참여한 각 학원장들에게 대여됐고 이 돈으로 학원장들은 씨앤씨테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씨앤씨테크 주요 주주가 됐다.

 

이어 씨엔씨테크가 젠아이학원 등 3개 학원을 300억원에 인수해 다시 150억원이 학원장들에게 지급, 소비대차가 청산됐다. 나머지 인수대금 150억원은 지급유예됐다. 실제 투자금 없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을 회전시켜 상장은 마무리됐다.

 

◇경영분쟁에 학원관리 미흡=2009년 2월 우회상장에 성공하면서 사명이 에듀언스로 바뀌었는데 곧바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우회상장 과정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획득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평촌 P학원장 A씨가 경영에서 배제되자 학원양수도 계약무효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에듀언스 경영진은 이 때 수십 명의 용역을 보내 해당학원을 점거하기도 했다고 피해 학원들이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에듀언스는 지역 학원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지점수를 26개로 늘렸다. 하지만 새로운 자본수혈 없이 인수를 거듭하다보니 자금 사정이 나빠졌고, 학원들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학원 운영비와 양도대금 지급이 밀리면서 양수도 계약 파기를 요구하는 지점 학원들이 생겨났다.

 

에듀언스 지점학원의 한 강사는 "학원이 에듀언스 지점이 된 후 3개월 만에 월급이 밀리기 시작했고 마케팅까지 축소돼 학원이 적자로 전환했다"며 "수업시간에 용역들까지 쳐들어와 불안감이 컸다"고 하소연했다.

 

◇학원 양수도 계약은 노예계약? =에듀언스 지점 학원들은 에듀언스와의 학원 양수도계약의 양도대금 조정 조항이 사실상 불공정 약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에듀언스와 지점학원들의 양수도 계약에 따르면, 양도대금은 해당학원의 직전연도 순이익의 5배로 정해지지만 인수된 후 순이익이 기존의 80%미만으로 떨어지면 이를 하향 조정하게 돼 있다. 운영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지점 학원의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전환했는데도 에듀언스 측은 이 조항을 근거로 양도금 잔액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미 지급한 기본 양도금까지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에듀언스의 최근 지배구조 변경과 신사업 진출 구상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곱지 않다. 에듀언스는 지난 2월 말 1주일 새 최대주주가 2차례 바뀌었다. 하 대표의 보유지분 상당수는 반대 매매됐다. 학원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에듀언스는 태양광에너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에듀언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2% 늘어난 199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손실은 27억원, 순손실은 191억원에 달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