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가 전일 낙폭을 만회하지 못한 채 10.57포인트 오른 1967.01에 마감됐다. 프랑스 대선이 끝나면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걷혔지만 계속되는 유럽 정세 불안으로 수급이 좋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은 닷새째 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이날 3038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332억원, 766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의 공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달 증시를 이끌었던 '전차군단'의 힘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삼성전자(204,000원 ▼6,500 -3.09%)는 나흘째 하락세를 기록했다.기아차(150,500원 ▼8,700 -5.46%)가 소폭 올랐을 뿐현대차(489,500원 ▼18,500 -3.64%)와현대모비스(401,500원 ▼5,500 -1.35%)도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증시는 미국의 추가적 경기부양책이 나오기를 고대하는 분위기다. 프랑스와 독일 정상의 회담 결과도 향후 증시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외국인 이탈 언제까지?
전날 지수를 끌어내렸던 '올랑드 리스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잦아드는 모양새다. 프랑스 대선 결과는 앞서 1차 투표로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된 데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올랑드 당선자와 정책 공조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발 불안이 지속되는 요인으로 그리스를 지목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졌던 그리스 총선에서 현 집권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긴축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공약으로 세웠던 진보좌파연합(Syriza)이 약진했다는 점도 유럽의 정치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긴축을 주도했던 집권여당이 총선에 패배함에 따라 유럽 재정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는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라며 "내달 말까지 구제금융 지원분을 얻기 위해 110억 유로의 추가 긴축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만큼 이를 둘러싼 마찰음은 수시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정세가 야기하는 불안은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자인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데 결정적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5일 동안 팔아치운 주식은 1조1000억원을 웃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외국인 엑소더스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그러나 전문가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최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맞물려 매도가 좀 더 진행된 측면이 있다"라며 "연초 이후 들어온 외국인 물량이 10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완전히 떠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영국이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하면 다시 매수세가 일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연준 릴레이 연설…무슨 말 할까
이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시작으로 연준의 릴레이 연설이 시작된다. 9일에는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으며 10일에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직접 발언대에 나선다.
시장은 최근 버냉키 의장이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으면 3차 양적 완화 정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발표된 4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자가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부진한 11만5000명을 기록하는 등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기 때문. 따라서 이번 연설에서는 경기부양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연설에 나서는 다른 연은 총재들의 최근 발언을 고려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시각도 일부 나오고 있다.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서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한 달 전 "추가 부양책이 필요없다"며 "현 상황으로 볼 때 빠르면 올해 말에라도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에는 FOMC 회의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연은 총재들의 연설이 FOMC 성명서와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며 "6월 말 종료되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Operation Twist) 이후의 경기부양 그림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