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모처럼 1960선을 돌파한 다음날 아침 시장의 화두는 대형주였다. 애널리스트들은 대형주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는 것을 보면서 중소형주의 '나홀로 강세'가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당장의 모멘텀은 없지만 가격 메리트가 우월한 대형주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형주 자체에 대한 매력도가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중소형주가 대안이 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3.66포인트(0.70%) 뛴 1977.97로 마감했다. 대형주 업종지수는 0.85% 오르며 전날에 이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소형주 업종지수도 0.10% 상승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반면, 중형주 업종지수만 전날 보다 0.09% 하락했다.
◇"대형주로의 로테이션이 시작됐다"=대형주에 기대를 거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메리트다. 전문가들은 이미 작년 4분기부터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아웃퍼폼(초과 수익을 냄)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를 비교할 때는 통상 과거 3개월 수치를 사용한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연초 대비 중소형주는 대형주 대비 10%p~23%p 가량 아웃퍼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일반적으로 격차가 10%p이상이면 상승흐름이 막바지에 온 것으로 인식한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흐름에 편승할 것이냐 대형주로 관심을 돌릴 것이냐의 타이밍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가격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은 상대적으로 싼 대형주에 대한 매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담이 점차 완화되고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면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진다. 실제 연말, 연초 한파 영향에 부진함을 보였던 미국 경제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고 중국 정부가 머지않아 경기 부양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경기민감주 중심의 대형주가 선전하고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삼성전자(206,000원 ▲2,000 +0.98%),현대차(489,500원 0%),POSCO(369,000원 ▲2,000 +0.54%)등이 급등한 데에는 중소형주 쏠림 현상에 대한 반작용 측면과 함께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수그러든 분위기가 작용했다"며 "변동성이 작고 무게감이 있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자들의 PICK!
◇"당분간은 중소형주가 현실적 대안"=반면 신중론자들은 중소형주 강세장의 약발이 오래가지는 않겠지만 대형주로 방향을 틀 만한 상황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대형주로의 선회를 추세적이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것.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중소형주 선호도가 강해지면서 나타난 대형주와의 괴리감이 점차 좁혀지는 분위기는 맞다"면서도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대형주에서 드라마틱한 상승을 기대하기 다소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고개를 들 시점이 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선별적으로 대형주에 대응하기 힘들다면 아직은 중소형주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상황을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비율을 중립적으로 맞춰가는 단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증권의 오현석 연구원은 "한 쪽으로의 쏠림현상은 언젠가 균형을 찾아가게 된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밸런스를 유지하는 전략도 취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