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감소 현상 장기화되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익창출 기여도 낮아진 셈"

"이직을 하거나 계약서를 다시 쓸 때마다 연봉이 삭감됩니다. 지금 받는 월급이 입사 초기에 받던 급여에 지나지 않아요"
금융투자업계 불황에 자본시장의 꽃들이 지고 있다. 입사한 지 10년이 다 돼 가는 한 중견 애널리스트는 "업무량은 점점 늘어나는데 처우는 오히려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64개 증권사에 소속된 애널리스트 수는 총 1300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32명 줄었다. 1년새 전체 애널리스트의 10%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2013년 5월까지 1년간은 애널리스트 숫자가 11명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올 5월1월까지 1년간은 감소폭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커졌다. 22일 기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숫자는 1279명으로 집계돼 약 한 달 사이에도 21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장을 그만 둔 애널리스트가 담당하던 섹터(업종부문)를 공석 그대로 비워둔 증권사도 많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약업종을 담당하는 연구원이 없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은행업종 담당 연구원 자리가 공석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이후 증권업을 담당하는 연구원이 없어 해당섹터를 발간 보고서 커버리지에서 제외했다.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일부 증권사는 몸값이 높은 경력 애널리스트 대신 보조 애널리스트(RA)를 신규 채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 숫자가 줄어든데다 고된 업무 환경에 중도 포기하는 RA도 많다"며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려는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RA를 다시 뽑거나 조직개편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 감소세는 최근 주식시장 거래대금 위축과 연관이 깊다"며 "위탁매매가 활성화됐을 당시 애널리스트가 중간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면 최근에는 위탁매매 비중이 줄면서 애널리스트가 증권사 수익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여도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또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애널리스트 감소폭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일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3조5734억원으로 2012년말(4조8236억원) 대비 25.9% 감소했다.
독자들의 PICK!
한편 공모펀드를 운영하는 펀드매니저 숫자는 최근 3년 사이 591명→607명→601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운용되고 있는 펀드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어서 매니저 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5월 초 펀드매니저 1인당 운용한 펀드 규모는 3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3286억원) 대비 3.1%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