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사와 합작사 구성 추진…70% 점유 일본 회사에 대항 중화권 회사와 연합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규소박판)를 만드는 LG실트론이 중국 관련 기업들과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중국 내 합작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시장여건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자 중국 기업과 적극적인 연합을 통해 선발업체인 일본 신에츠화학(Shin-Etsu)과 섬코(SUMCO)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21일 "LG(101,600원 ▲2,500 +2.52%)그룹이 실트론의 웨이퍼 사업 경쟁력을 살려내기 위해 중국 기업과 연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단위 반도체 기지가 건설될 계획이라 현지 NSIG(National Silicon Industry Group), 중위(中爲) 반도체 등과 합작사를 만들어 실리콘 잉곳 제조사 및 현지기지를 만드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실트론은 글로벌 웨이퍼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4~5위권 기업으로 평가된다. 웨이퍼 시장은 상위 5개사가 매출액을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85~90%를 차지하는 과점 구조로 구성돼 있다. LG실트론의 점유율은 이중에서 10% 안팎이고 1, 2위인 일본 신에츠와 섬코가 전세계 생산량의 67%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LG실트론은 2008년 호황기까지 1162억원이 넘는 연간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수요가 줄자 530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좀처럼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에도 매출이 역성장하면서 34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31억원의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회사는 중국의 경기 불안과 개발도상국인 이머징 마켓의 통화 약세 등이 업황을 어둡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선두업체인 신에츠 등 일본 경쟁사들이 엔저를 내세워 기술력 높은 제품으로 과점구조를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LG실트론을 압박하고 있다.
LG그룹은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여러 경쟁력 확보방안을 고민한 결과 기술력 부족으로 웨이퍼 자국 생산이 어려운 중국기업과 연합하는 전략을 고심 끝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기업에 풍부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여서 중웨이 반도체 등은 정부 지원을 받아 이르면 2017년 말까지 300mm 실리콘 웨이퍼 생산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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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계열사 이노텍이 지난해 중국 지방정부의 토지 수용으로 13년간 가동하던 현지 생산기반을 포기했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조인트벤처를 구성하더라도 기술만 뺏기고 실리를 잃을 수 있다는 내부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중화권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에 뺏긴 반도체 시장의 우위를 탈환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모색하고 있다. 대만 TSMC는 3조원이 넘는 투자를 통해 중국 난징에 300㎜ 웨이퍼 생산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일본 시노킹테크놀로지는 중국 안후이성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D램 패권 회복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납품하는 물량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LG실트론으로서는 중화권 연대에 동참하는 실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LG실트론은 중국 합작기지의 법인설립과 지분 배분 문제와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LG는 실트론 경영권 지분 51%를 가지고 있는데 나머지 49%는 우리은행과 KTB프라이빗에퀴티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분산해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처분권을 가진 LG실트론 지분 29.4%를 오릭스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TB PE는 조건만 맞는다면 국내외 투자자들에 LG실트론 19.1%를 넘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거래 관계자는 "LG그룹이 반도체 상부 공정 사업의 존폐를 깊게 고민한 결과 적극적인 타개책을 내게 된 것"이라며 "최근 2년간 재무적 투자자 주주들과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잔여지분을 중국에 넘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