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가능성에 기관·개인 자금 몰리면서 강세 지속 예상
미국 기준 금리인상으로 '올해야 말로 주식의 장이 될 것'이라던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전망이 다시 한번 빗나가고 있다. 사그라들 줄 알았던 금리 인하 랠리가 국내 경기 둔화로 재개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채권 시장이 5년째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식보다 좋은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에 자산 규모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전체 채권형펀드 순자산은 사상 최고치인 9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채권형 펀드에서 3월 한달 동안 1590억원이 순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2조5000억원이 순유입된 덕분이다. 국내 채권형펀드의 순자산은 84조6000억원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출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체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74조4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비과세 펀드 출시에 힘입어 3월 한달동안 1조1000억원이 순유입된 데 반해 국내주식형은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실현 등으로 3월 한달간 2조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위험자산 회피와 국내 금리인하가 맞물리면서 채권형펀드로 자금이 몰린 탓이다. 2011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를 웃돌기도 했지만(국채 가격 하락) 2012년부터 다시 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면서 채권금리는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47%로 기준금리 1.5%를 소폭 밑돌고 있다. 이달 중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서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펀드평가가 집계한 공모 국내 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년 연속 2~4%를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 연간 2차례 이상 금리가 인하됐던 2012년에는 4.74%, 2014년에는 4.66%에 달한다. 일부 채권 펀드는 연간 수익률이 7~10%로 왠만한 주식형펀드를 뺨치는 수준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투자 e단기채 증권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김동주 한국투자신탁운용 픽스트인컴 운용본부 3팀장은 "채권펀드는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운용돼 왔지만 저금리·저성장으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동시에 채권펀드 수익률이 좋게 나오면서 채권펀드를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 e단기채 증권펀드' 역시 지난달 출시 후 한달만에 1100억원을 모았다. 신한은행에서 VIP고객 위주로 판매되다가 투자자들의 호응이 좋자 전지점으로 판매가 확대된 케이스다.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변액보험, 국민연금 등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하는 자금이 커지고 있는 상황도 채권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변액보험 순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91조원을 돌파해 5년간 약 30조원이 증가했고, 국민연금도 지난해 말 순자산이 512조로 전년 대비 42조5000억원이 늘어났다. 김 팀장은 "채권 가격의 핵심 요소는 성장률과 물가인데 둘 다 낮은 상황인데다 기관투자자 자금에 개인까지 몰리면서 채권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