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수백종 거래되는 '가상통화', 결제수단으론 '글쎄…'

[MT리포트]수백종 거래되는 '가상통화', 결제수단으론 '글쎄…'

서진욱 기자
2018.07.18 18:10

[가상통화 실명제, 반년]<5>결제 인프라 확대에도 사용성 떨어져

[편집자주] 연초까지만 해도 가상통화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상징이었고 누군가에는 나라 망칠 버블이었다. 불과 반년만에 가상통화 가격은 반토막이 났고 사람들의 흥미도 옅어졌다. 하지만 관심이 떨어져 방치돼 있을뿐 시장에선 여전히 사건사고가 계속됐다. 정부는 G20 회의를 지켜보자며 기다려 왔다. 오는 21일 G20 회의를 앞두고 반년의 시장을 돌아보고 남은 과제들을 짚어봤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고투몰'은 HTS코인과 손잡고 지난해 12월 150개 매장에 비트코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안내하는 안내 판넬 뒤로 쇼핑객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고투몰'은 HTS코인과 손잡고 지난해 12월 150개 매장에 비트코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안내하는 안내 판넬 뒤로 쇼핑객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사이트를 통해 수백종의 가상통화가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 시장에서 결제수단으로 통용되는 가상통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가상통화 결제 인프라를 확장하려는 시도는 잇따르고 있지만 가상통화를 활용한 구매 및 판매 행위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제처 늘었지만 이용사례 드물어… "제도권 통화, '어렵다'"=17일 비트코인 정보제공사이트 코인맵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은 160여곳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6개월 동안 10여곳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나마도 서울과 경기도에 대부분 매장이 몰려 있다.

결제 가능 매장에서도 비트코인으로 상품 및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고투몰'은 지난해 12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HTS코인과 함께 매장 150여곳에 비트코인 간편결제를 도입했다. 당시 고투몰과 HTS코인은 비트코인 간편결제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쇼핑몰도 열겠다며 공세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비트코인 간편결제를 외면하면서 유명무실 상태다. 지난 5월까지 열겠다던 블록체인 온라인 쇼핑몰 구축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투몰 관계자는 "비트코인 간편결제 이용자들이 줄어들면서 결제 가능 매장도 줄었다"며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기 전 해당 매장에 결제 가능 여부를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빗썸'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소셜커머스 위메프, 숙박 O2O 앱 여기어때, 전자결제서비스 한국페이즈 등과 협업해 상반기 중 가상통화 결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협업 기업들과 어떤 방식으로 결제 서비스를 구축할지 계속 논의 중"이라며 "연내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기 기대와 달리 가상통화가 결제 수단으로 정착하지 못한 이유로 급격한 가치 변화, 기술적 한계 등이 꼽힌다. 국제결제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연차보고서에서 가상통화에 대해 "발행량이 미리 정해져 있어 시장 가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가상통화 숫자 증가는 가치 불안정성 확대 요인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처리속도 제한, 과도한 데이터량, 거래지연 등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프라이빗체인에선 가능성 보여…'노원 지역화폐' 사용성 확대=탈중앙화를 배제한 일부 프라이빗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가상통화의 결제수단 정착 가능성이 보인다. 지난 2월부터 서비스 중인 서울 노원구의 지역화폐 'NW'(노원)가 대표적이다. 노원구는 지폐 또는 상품권 형태로 발행했던 지역화폐를 블록체인 기반 가상통화 NW로 개발했다. NW는 개인 또는 단체가 노원구에서 자원봉사, 기부, 자원순환 등 활동으로 얻을 수 있다. 노원구 내 가맹점에서 상품 또는 서비스 비용의 5~40%에 해당하는 금액을 NW로 낼 수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서점에서 지역화폐 'NW'로 결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노원구.
서울 노원구의 한 서점에서 지역화폐 'NW'로 결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노원구.

NW는 출시 4개월 만에 회원 수 3.5배(5402명), 발행액 2.5배(6500만 NW), 민간 가맹점 3배(189곳)로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NW 도입 전에 비해 자원봉사와 물품 기증 건수가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도 창출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NW 회원과 가맹점을 늘리면서 생태계를 키워가고 있다"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NW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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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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