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팔아라" 증권가 징크스…올해는?

"5월에는 팔아라" 증권가 징크스…올해는?

김사무엘 기자
2020.05.04 12:26

[오늘의 포인트]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셀 인 메이 앤 고 어웨이'(Sell in May and go away)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증권가의 격언이다. 11월부터 그다음 해 4월까지 증시가 강세를 보이다 5월에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로 돌아선다는 의미다. 차익실현 시점이 왜 하필 5월인지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은 부족하지만 통계적으로 그동안 5월 주가가 다른 달에 비해 약세였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폭락 이후 4월에는 강한 반등세가 나타났다. 이제 증권가에서는 5월 증시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강한 반등에 따른 부담과 '셀 인 메이' 효과 등으로 5월 증시는 약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세에 따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4일 낮 12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4.53포인트(1.77) 하락한 1913.03을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에는 1896.08까지 떨어지며 1900선을 내주기도 했다. "5월에는 팔아라"는 격언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5월 첫 거래일부터 약세다.

이 격언은 그동안 5월 증시가 대체로 약세였다는 경험칙에 의한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2010~2019년) 5월 코스피 지수의 평균 상승률은 -1.71%를 기록했다. 5월에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2013년(1.89%) 2014년(1.69%) 2017년(6.44%) 등 단 3번뿐이었다. 10번 중 7번은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다.

단기 국채 수익률과 비교한 상대적 강도를 살펴봐도 5월 증시는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최근 10년 동안 5월 코스피 수익률이 국고채 1년물 금리보다 높았던 적은 2017년 단 한 번뿐이다. 무려 10번 중 9번은 단기국채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셀 인 메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5월 증시 부진은 2010년 이후 두드러진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AC(All-Country) 월드 지수 기준으로 1990년 이후 5월 수익률은 평균 0.2% 지만 2000년 이후로는 -0.6%, 2010년 이후는 -2.6%로 나타난다. 2010년 이후 세계 지수와 미국 지수의 월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달은 5월과 8월뿐이다.

증권가에서는 5월 증시가 유독 약세인 현상에 대해 차익 실현 매물이 5월에 집중된 결과라는 해석을 붙이지만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속설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면서 하락 효과가 더 부각 된 것일 수도 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 3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 거래일 대비 83.69p(5.34%) 하락한 1482.46, 원/달러 환율 20원 오른 1266.5원, 코스닥  23.99p(5.13%) 내린 443.76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 3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 거래일 대비 83.69p(5.34%) 하락한 1482.46, 원/달러 환율 20원 오른 1266.5원, 코스닥 23.99p(5.13%) 내린 443.76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그 동안 5월 시장이 부진했다고 올해도 꼭 그럴 것이란 법칙은 없다. 증권가의 시각은 긍정과 부정이 교차한다.

우선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 반등으로 부담이 커진 점을 지적한다. 글로벌 경제 셧다운과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4월 저점 대비 20% 이상 반등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역대급 고점을 기록 중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미국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수 상승이 이어지면서 S&P500의 12개월 전망 PER(주가 순수익비율)는 20.2배를 기록했다. 이는 평소 16배 수준을 상회하는 고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코스피의 12개월 PER 역시 역대 고점인 11배 수준에 다다랐다.

여기에 다시 미·중 무역분쟁 가능성까지 나오며 증가 하락 압력을 높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가 상존하고 미국과 중국이 다시 관세를 부과하는 등 2차 무역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며 "셀 인 메이라는 투자 격언이 들어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셀 인 메이가 올해는 예외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우선 그동안 5월에 약세였던 해를 보면 2010년(-5.76%) 2012년(-6.99%) 2019년(-7.34%)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이슈로 인한 것이지 5월의 계절성 때문은 아니다. 이를 제외하면 5월 증시 하락 확률은 57%(7번 중 4번)에 그친다.

5월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 역시 생각보다 강하진 않았다. 2010년 이후 외국인이 5월에 순매도한 것은 5번, 기관은 6번 정도다. 이에 5월 계절성보다는 증시를 둘러싼 투자환경과 재반 요소를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향후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양적 완화와 경기부양책은 빠른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술적 분석에 의해서만 단기 조정 가능성을 예상할 필요는 없고, 충격을 받는다 해도 지난 3월과 같은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상황에 따라 코스피 2000선 탈환의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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