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확산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구리, 은, 알루미늄 등 산업용 금속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1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0.31% 내린 1만797달러(톤당)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1만1159달러의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후 다소 주춤하다가 최근 미국 정부 셧다운이 해제되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상승세를 재개했다.
구리 가격은 공급 부족 우려와 AI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꾸준한 상승하고 있다. 지난 4월 관세 리스크로 급락세를 보이며 연 저점인 8628달러를 기록한 후 25% 상승했다. 캐나다광산업체인 테크리소스(Teck Resource)가 칠레소재 노천 광산에 대한 생산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조정했고 ICSG(국제구리연구그룹)에서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구리 공급 전망을 11만1000톤 하향 조정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가시화됐다.
산업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중 갈등이 완화되고 제조업 업황이 개선되면 산업용 금속인 구리 수요는 증가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구리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구리 대체제로 꼽히는 알루미늄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ME에서 알루미늄 현물 가격은 전일대비 0.2% 오른 2874.5달러(톤당)로 마감했다. 한달 새 4.5% 상승했다.미국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4816달러로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인상하며 줄어든 재고로 가격 프리미엄이 높아진 영향이다. 알루미늄 가격은 중국 정부가 증설 규제를 도입하고 미국의 관세 영향까지 겹치며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왔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생산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구리 대체 수요가 늘어나며 내년 알루미늄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은 가격 역시 상승 중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은 선물(12월) 가격은 전일대비 0.39% 떨어진 50.97달러(온스당)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53달러의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후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이 가격 부담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가 매력이 있는 은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 연구원은 "은 가격은 유동성이 팽창할 때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며 "현재 유동성 팽창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어 은에 매력적인 환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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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리, 은 등이 미국 핵심광물 리스트에 추가된 점도 긍정적이다. 우라늄, 원료탄, 실리콘, 포타시 등도 포함됐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리, 은, 우라늄의 신규 편입은 AI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 전반에서 발전소, 전력망 구축의 중요성을 상징한다"고 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금속 투자 상품들의 성과가 반등 중이다. TIGER 구리실물은 최근 한주간 3.94% 올랐고 KODEX 구리선물(H)는 2.38% 상승했다. KODEX 은선물(H)도 6.9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