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지난 한 주간 달성했던 상승폭 이상을 23일 하루 동안 반납했다. 미국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높은 유가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 등 불안한 경제지표로 인해 금리인하 가능성도 하방압력이 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지난 한 주간 어렵게 올려놓은 상승분 이상의 지수를 반납했다. 코스피는 하루 동안 6.49% 하락했고, 코스닥은 5.50% 떨어지는 이른바 '블랙먼데이'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피에서는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이하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울린 건 올해 벌써 6번째이고 이달 들어 4번째다.
개인투자자들이 7조원 넘게 코스피에서 순매수세를 보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각각 3조5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도 개인은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세를 동일하게 보였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군사 공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 확대 가능성까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할 것이라는 발언과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고 발전소 재건까지 다시 열지 않겠다는 이란의 강대강 대치도 시장에 큰 부담을 줬다.
이에 따라 유가가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100달러, 브렌트유는 110달러에 육박하며 인플레이션 신호를 각국에 주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약해지는 점도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오늘 장이 빠지는 이유는 유가상승 우려와 미국과 이란 간 분쟁 리스크가 더 격화되고 있어서"라며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난주부터 주식시장에 본격 반영되고 있는 점도 주가 하락의 주요 이유"라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쟁이 극단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걱정들이 크게 반영되기 시작한 걸로 보인다"며 "이것 때문에 통화정책이 매파적으로 돌아서고 채권 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재료가 주식시장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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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상황이 우려보다 장기화 되지 않는다면 악재에 대한 반영이 지나고 반등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허 연구원은 "전쟁을 쉽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러우 전쟁처럼 지속되는 상황은 아닐 것으로 본다"며 급등 이후에 급락하고 바닥을 잡는 과정을 보면 W(더블유)자형 흐름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질 경우 시장의 하방압력이 더해질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김 연구원은 "러우전쟁이 있었던 2022년처럼 유가가 100달러 이상 4개월 넘게 지속되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 장이 더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