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스피 20% 급락에도 연기금 1조 순매수…국민연금, 평가익 120조 증발

7월 코스피 20% 급락에도 연기금 1조 순매수…국민연금, 평가익 120조 증발

김지훈 기자
2026.08.0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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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코스피 투자자별 거래실적/그래픽=윤선정
7월 코스피 투자자별 거래실적/그래픽=윤선정

코스피가 7월 한달간 전대미문의 변동성에 휘말린 끝에 20% 넘게 급락한 가운데 연기금은 약 1조원 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여서 연기금 거래 동향은 국민연금 거래동향을 드러내는 지표로 간주된다. 국민연금 리밸런싱(자산 재배분)발 대규모 매도폭탄은 없었지만 주가 급락을 저지할 만큼의 대규모 매수 공세도 나오지 않았다.

7월은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재개한 시점이지만 주가 하락에 따라 보유 주식 평가액이 낮아지면서 매도 필요 규모도 감소해 사실상 '자동 리밸런싱'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의 5월 국내주식 보유액에 주가 급락분을 대입하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평가이익을 120조원 넘게 잃었다. 다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비중이 여전히 높아 급락장에서 추가 매수에 나설 여력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 주가 급락에 사실상 '자동 리밸런싱'…두달 새 평가이익 120조 증발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연기금등은 9955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9조893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5조3715억원, 기관 전체는 3조9924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등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기금과 공제회 등의 거래액이 반영되며 7월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에 따라 시장에서 이목이 쏠린 수급 분류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코스닥 양대 시장이 이틀 연속 동반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 정지)조치가 발동하는 등 유례를 찾기 힘든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6월30일 종가 8476.48에서 7월30일 5593.56까지 2882.92포인트(34.0%) 밀렸다가 31일 하루에만 1001.89포인트(17.9%) 폭등한 6595.45로 마감했다. 월간으로는 1881.03포인트(22.2%) 하락이다.

국민연금의 5월 말 국내주식 평가액은 543조6350억원이었다. 여기에 코스피가 5월29일 종가 8476.15에서 7월31일 6595.45로 하락한 비율(22.2%)을 산술적으로 대입하면 국내주식 평가액은 약 423조원으로 120조6000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5월 말 전체 기금 자산(1848조7020억원)에서 국내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9.4%였는데 코스피 변동률을 적용하면 지난달 말 비중은 24.5%로 4.9%포인트가량 낮아진다. 국민연금이 지난 5월 중기자산배분계획에서 정한 2027년 국내주식 목표비중(20.8%)과의 격차가 매도 없이 좁혀진 셈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주가 급락기에 대거 매수에 나설 여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전략적자산배분(SAA·중장기 목표비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허용범위)와 전술적자산배분(TAA·시장 상황에 따른 단기 조정 범위) 한도를 감안해도 국내주식 보유 비중을 극적으로 높이기 어려운 구간이어서다.

김성주 "단기 움직임 투자 기관 아냐"…야권에선 국정조사 요구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07.31.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07.31. [email protected] /사진=최진석

국민연금은 지난5월에 SAA한도를 상향 조정하면서 한도를 비공개했고 TAA 한도는 ±2%다. 시장은 SAA한도를 ±6%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28.8%가 이론적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할 수 있는 국내주식 보유비중 최대 한도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유예하면서 고점에서 국내주식을 충분히 덜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노무라증권은 '한국 증시의 다음 재평가'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에 대해 "국내 자산 배분 비중이 현실적인 한계 수준에 근접하면서 기관의 추가적인 수급 지원이 약화됐다"고 했다.

야권인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정권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국민연금을 동원해 국내 주가를 부양했다는 의혹을 펼쳤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SNS(소셜미디어)에서 "코스피·코스닥 주식시장 대란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제안한다"며 "정부의 부적절한 개입과 정책 실패로 증시 불안이 커지고 국민 노후 자금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SNS에서 "요즘처럼 시장이 큰 폭으로 등락하는 높은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 투자자로서 긴 호흡과 장기적 안목에 입각해 투자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는 등 글을 게시하며 국민연금의 주가 부양설을 일축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따라 투자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노후를 위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연기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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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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