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다임 상장 철회 파장…보스턴다이내믹스 등 해외 IPO도 시험대

솔리다임 상장 철회 파장…보스턴다이내믹스 등 해외 IPO도 시험대

김세관 기자
2026.10.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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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가이드라인/그래픽=이지혜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가이드라인/그래픽=이지혜

SK하이닉스(1,277,000원 ▲54,000 +4.42%)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IPO(기업공개) 추진이 중단되면서 해외 자회사 상장을 검토 중인 국내 대기업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해외 증시 상장으로 투자금을 조달하고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던 기업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3일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및 IPO 검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솔리다임의 생산능력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 중 하나로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자회사 별도 상장이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논란이 확산했고, 정치권의 관심까지 받는 상황이 전개됐다.

SK하이닉스는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결정을 철회했다는 의견이지만 솔리다임 상장을 둘러싼 주주가치 논란과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율 강화 움직임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다른 대기업 해외 자회사 IPO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곳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295,500원 ▼6,000 -1.99%)와 기아(106,900원 ▼1,900 -1.75%), 현대모비스(328,500원 ▼8,500 -2.52%) 등이 출자한 미국 법인 HMG글로벌을 통해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해외 중간법인을 거쳐 손자회사를 지배한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구체적인 상장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IPO가 본격화할 경우 현대차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부가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만큼 상장 추진 과정에서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157,100원 ▼2,900 -1.81%)의 미국 로봇 자회사 베어로보틱스는 프리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964,000원 ▼45,000 -4.46%)그룹의 미국 수소·연료전지 자회사 하이엑시엄과 CJ대한통운(64,800원 ▼1,500 -2.26%)의 인도 물류 자회사 다슬로지스틱스도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솔리다임의 상장 철회가 이들 기업의 향후 자금조달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외 자회사 IPO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해외 상장은 현지 투자자금 확보와 기업가치 재평가 측면에서 주목받았지만 앞으로는 상장 이후 모회사 주주들에게 돌아갈 경제적 이익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변수다.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문제는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당시 중복상장 해당 여부를 묻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모두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같은 당국의 입장 표명이 SK하이닉스의 상장 철회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해외 자회사 상장이 일률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상장 목적과 지배구조, 모회사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와 기존 주주들의 권익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상장은 한국거래소 심사가 적용되지 않지만 당국은 중복상장 규율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라며 "해외 자회사 상장을 검토하는 그룹은 이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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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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