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로 가입자 충성도 제고 포석, '클라우드 선구자' 구글과 일전 예고

"10년전 PC가 '디지털허브'였다면 이제 그 중심을 클라우드로 옮기려고 한다(스티브 잡스 애플 CEO)."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연례개발자대회 'WWDC'의 핵심은 단연 '클라우드'다.
이날 기조연설한 잡스는 "클라우드를 단순히 하늘에 떠있는 하드디스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서비스는 그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 i클라우드로 고객 묶어두기 포석
애플이 이날 공개한 'i클라우드'는 한마디로 애플의 각종 기기들의 콘텐츠를 온라인상에서 저장·공유하는 서비스다. 애플은 앞서 유사한 클라우드 서비스인 '모바일미'를 연간 99달러에 제공해왔는데 이를 진화시킨 i클라우드는 무료로 했다.
개념은 간단하다. 가령 아이폰에서 촬영한 사진을 클라우드에 저장하면 아이패드나 아이팟터치, 맥 등 다른 애플 기기에서도 자동으로 내려받아 마치 기존에 저장되어있던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기기에서 일정을 수정하면 다른 기기의 캘린더에 자동 업데이트되고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다른 이들과 일정을 공유할 수도 있다.
아이폰에서 설치한 앱을 그대로 아이패드에서도 클라우드에서 내려받아 사용하거나 전자책인 아이북스와 아이튠스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 방식대로 다른 기기에서 추가비용없이 내려받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튠스 매칭' 서비스는 i클라우드의 정점에 서있다. 현재 아마존과 구글 등 경쟁사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가 보유한 음원을 저장하고 다른 기기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아이튠스 매칭은 특정앨범 CD를 이미 구매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사용자 음악CD(음원)을 검색한뒤 매칭시켜 고품질(AAC 256kbps)의 음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요금은 연간 24.99달러에 불과하며 검색시간도 단 수분에 불과하다. 경쟁사의 단순 음원 저장 및 스트리밍 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편리하고 빠른 파격적인 서비스다.
이와관련 애플은 유니버설뮤직 등 글로벌 4대 음반사들에 1억 5000만달러를 선지급하는 대규모 저작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아마존 등 경쟁사 클라우드 서비스의 걸림돌중 하나인 콘텐츠 저작권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앞서 애플이 클라우드서비스 업체인 랄라를 인수하고 노스캐놀라이나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도 건설한 것도 이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준비작업이었다.
애플은 사진과 음악을 제외한 나머지 콘텐츠를 위해 클라우드 저장공간 5GB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i클라우드는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5에 기본탑재된다.
◆ 애플-구글간 클라우드 주도권 경쟁 본격화
이번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경쟁사들을 긴장시키키 충분하다. 당장 복잡한 IT서비스인 클라우드의 개념을 애플 스타일대로 피부에 와닿게 단순화해 그 파괴력을 배가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다분히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기기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고 경쟁기기나 서비스로 이탈을 막기위한 포석이다. 나아가 애플은 음악을 시작으로 영화와 TV쇼 등 다른 콘텐츠로 클라우드 저변을 확대하고 다양한 기기를 포괄하는 이른바 'N스크린' 전략의 포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이는 클라우드 선구자격인 구글과의 진검승부를 예고하는 것이다.
구글은 이미 2006년 클라우드 개념을 창안해 G메일과 오피스 프로그램인 구글독스를 안착시켰다. 웹 검색에서의 장악력을 바탕으로 잇단 인수합병을 통해 서비스를 대거 확충해나가며 무료 또는 염가에 제공하고 있다. 또 모바일플랫폼인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TV까지 클라우드로 연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실제 지난달에는 구글 뮤직(음악)과 구글 무비렌털(영화)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예 소프트웨어(SW) 자체를 빌려쓰는 클라우드 전용 PC '크롬북'을 통해 기존 PC의 개념을 뒤바꿔놓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의 클라우드는 닮았으면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구글의 경우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단말기 OS에 관계없이 쓸 수 있는 범용 서비스를 지향하는데 반해 애플 서비스는 자사 기기로 제한돼 있다. 이는 고객을 묶어두려는 애플의 의도와 달리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범용서비스를 지향하는 구글이 클라우드에서는 월등히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애플은 보안에 있어 개방형 서비스인 구글에비해 더 철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애플의 경우 직접 기기를 설계하는 만큼 서비스를 기기에 최적화할 수 있는데다, 아이튠스 매칭과 같이 계약을 통해 저작권 문제가 없는 합법적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