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주 우주전파센터를 가다

제주도 곽지 해수욕장에서 뭍으로 3km 남짓 떨어진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해바라기족(族)'으로 비유된다. 1년 365일 태양을 관측하는 게 주 업무인 까닭이다.
지난달 30일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 커다란 원반형 위성 수신기와 태양풍 관측기, 태양전파 노이즈 관측기 등 자체 관측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이들 관측기에서 수집된 각종 측정값이 이천, 강릉 관측센터와 해외 데이터까지 종합적으로 분석돼 시시각각 변하는 우주전파 환경을 분석, 예보하는 국내 태양활동 관측의 최일선 기지다.
◇태양흑점 전문 관측…"우주전파 재난 파수꾼"

센터건물 1층의 예보상황실. 상황실 앞단에 설치된 대형 관제 스크린 중앙에는 태양과 지구간 우주전파 흐름에 대한 입체분석 그래픽이 표시돼 있다. 스크린 한편에서는 미국 NASA에서 촬영된 태양 영상과 각종 관측기기에서 전송된 각종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전문 예보관은 총 4명. 이들의 하루일과는 태양활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우주전파 현황에 대해 간밤에 들어온 해외 자료와 자체 관측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 오전 11시까지 브리핑하는 일로 시작된다.
태양 흑점이 폭발할 경우, X선, 고에너지입자(양성자), 코로나 물질(양성자,전자,헬륨) 등이 우주공간으로 방출되는데, 이들 물질이 지구에 도달할 경우, 전리층과 지구 자기장 등을 교란된다.
X선의 경우, 전리층을 교란시켜 항공기 등의 단파 통신 장애를 일으키거나 위성-지상간 통신장애를 유발해 GPS 신호의 오작동을 일으키게 된다. 심지어 코로나 물질의 경우, 해외에서는 지구 자기장 교란에 따른 유도전류로 인해 전력시설이 파손되는 피해까지 발생한 바 있다.
사실 태양흑점 폭발은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돼온 자연현상이지만, 지구인류가 피해를 자각한 것은 근래 들어서다. 임영규 예보팀장은 "흑점 폭발로 직접 영향을 받는 주파수와 GPS 사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태양흑점 폭발로 인한 피해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양흑점과 이에 따른 우주전파를 전문적으로 관측, 분석하는 우주전파센터가 설립된 이유다. 센터는 태양 흑점이 폭발할 경우, 그 영향력에 따라 일반-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최대 5단계별 경보가 발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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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우주전파센터장은 "단파 통신이 필요한 항공기나 선박, 정확한 GPS 정보를 수신해야하는 산업계 등에서 태양활동 상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빠르고 정확한 예측을 통해 산업계나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센터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내년 태양활동 극대기 온다…'인적·물적 자원 보완' 시급

태양활동은 약 11년 주기로 극대기와 극소기를 반복한다. 내년 5월은 11년 만에 찾아온 극대기다. 이를 앞두고 태양흑점 폭발에 따른 경보 발생 빈도도 늘고 있다. 2010년 2차례 발생했던 3단계 경보가 지난해 10회로 늘었다. '경계'단계인 4단계 경보 역시 2차례나 발생됐다. 올들어서만 지난 3월까지 3단계 경보가 7차례나 발생했다.
우주전파센터는 내년 5월 태양활동 극대기를 대비해 사전 예측률을 높이는 한편, 국제우주환경서비스기구(ISES) 산하 14개 회원국과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형 센터장은 "전파와 위성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마치 날씨처럼 태양활동은 이제 산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태양활동에 대한 보다 정확한 관측과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