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日 아카하바라, 삼성·LG·팬택 스마트폰 전성시대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을 맞은 일본의 최대 전자상가 아키하바라. 기자가 지난 23일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 경기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유통점인 '요도바시 카메라'와 '빅 카메라'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매출에 따라 상점 위치를 시시각각 바꾸는 이들 상가 중 가장 많은 고객들이 드나드는 1층은 모두 휴대전화 상점으로 바뀐 상태. 과거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JVC 등 일본 현지 전자기업들의 최신 TV들은 3~4층으로 밀렸다. 1층은 NTT도코모, KDDI AU, 소프트뱅크 등 이동통신사들의 로고들이 차지했다.
그간 아이폰을 제외하면 현지 기업들의 단말기들이 주류를 이루던 일본 휴대전화 시장의 변화도 느껴진다. 이들 이동통신사들은 갤럭시SIII, 갤럭시노트II, 옵티머스G 등삼성전자(178,400원 ▼11,200 -5.91%)와LG전자(108,800원 ▼3,700 -3.29%)의 스마트폰을 매대 가장 앞자리에 배치, 주력제품으로 밀고 있다.
◇외면받던 韓 전자제품, 스마트폰으로 이미지 쇄신
NTT도코모 매장의 점원인 사토 에리코(25)씨는 "3년 전 안드로이드폰이 처음 선을 보였을 때 해당 기기들의 성능이 아이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며 "하지만 갤럭시SII가 호평을 받으면서 안드로이드 제품을 찾는 소비자 가운데 갤럭시SIII 등 삼성전자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NTT도코모는 요도바시 카메라 매장에 갤럭시SIII와 갤럭시노트II의 특별부스를 제작했다. 이들 제품은 일본에서도 최고가에 판매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AU 매장 역시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로 갤럭시 시리즈와 함께 옵티머스G를 선보였다. 빅 카메라에 위치한 AU 매장 요시노 신야(32) 매니저는 "최근 LG전자의 스마트폰도 고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최고 사양으로 구성된 옵티머스G는 제품 스펙을 하나하나 따지는 일본 이용자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한국기업 최초로 KDDI를 통해 일본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팬택 역시 2010년부터 자사 브랜드 '시리우스알파'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2008년에 출시된 팬택-au W62PT 제품을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는 현지 고객은 "팬택 제품은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성능은 최고가 제품에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LTE폰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베가 PTL21'과 아이폰5 중에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 최고사양 제품들 외에도 갤럭시SII, 갤럭시노트(이상 삼성), 옵티머스라이프, 옵티머스X(LG), 미라크(팬택) 등이 주요 통신사의 인기제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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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전용 주변기기도 크게 늘어
제품의 인기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주변기기 시장에서도 한국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키하바라에 위치한 요도바시 카메라의 스마트폰 액세서리 매장에서 삼성전자용 매대는 전체 20개의 라인 가운데 2개 라인을 차지했다. 8개 라인을 점유한 아이폰 다음으로 많은 주변기기 상품을 확보했다. 나머지는 소니에릭슨, 파나소닉, 아쿠오스, 애로우즈, 교세라, 모토로라, 리베로 등이 절반, 혹은 1개 라인을 점유하고 있다. LG전자 옵티머스 시리즈도 0.5개 라인을 차지했다.

일본 최대 생활형 매장인 '도큐핸즈' 신주쿠 점에서도 갤럭시 시리즈 전용 주변기기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폰 다음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했다.
이 매장 직원은 "최근 출시된 일본 스마트폰도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까지는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높다"며 "내년 3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출시 3년을 맞아 큰 폭의 스마트폰 교체가 예상되는 만큼 자칫 일본 스마트폰이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TV제품을 중심으로 수차례 일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가 고배를 마셨던 한국전자 산업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
일본에서 10년째 체류 중인 국내 IT기업의 주재원은 "일본에서는 최저가의 저렴한 제품과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과거 한국 전자제품은 프리미엄 일본 현지 브랜드와 최저가 중국산 브랜드 사이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일본 현지 제품을 앞서는 최고사양의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키하바라 인근 우에노에 위치한 한인 전용 주점에서 만난 교포 역시 "과거 한국 제품은 일본에서 홀대를 받았지만 최근 한국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일본인들이 크게 늘었다"며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전자제품, 자동차 등 한국기업의 제품들이 일본에서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