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유의 쿼티(QWERTY) 키보드로 휴대전화 시장을 휩쓸었던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관련 약 3만5000건의 특허를 매각했다. 이로써 스마트폰 사업은 완전히 접고 사이버 보안 사업에 매진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각)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블랙베리는 미국 소재 법인인 케터펄트 IP 이노베이션스와 특허자산에 대해 6억 달러(약 7234억 원) 규모 양도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모바일 기기와 메시징, 무선 네트워크 관련 특허로, 블랙베리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 관련 기술과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 특허는 제외됐다. 케터펄트는 블랙베리 특허를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 법인이다.
블랙베리는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OS 지원을 지난해 12월31일을 끝으로 모두 종료했다. 현재는 키원(KEYone) 등 안드로이드 기반 일부 모델만 이용 가능하다. 앞서 블랙베리가 미국 스타트업인 '온워드 모빌리티'와 함께 5G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왔으나, 특허 매각을 계기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블랙베리는 2000년대 초 미국 시장 내 점유율 50%에 육박할 정도로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았다. 화면 하단에 배치된 쿼티 키보드 덕분에 문자 입력 속도는 빠르면서도 보안성이 뛰어나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대화면 터치스크린으로 휴대전화 시장 트렌드가 이동하고, 폐쇄적인 자체 OS 생태계를 고집한 탓에 이용자들도 하나 둘 이탈했다. 경쟁사에 밀리며 적자가 이어지면서 블랙베리는 2016년 부터 스마트폰 자체 생산을 중단했다.
블랙베리는 현재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와 차량용 OS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사이버 보안업체로의 공식 전환을 선언한 이후 2020년 기준 약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