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 갈등 이후 전공의 교육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한신경과 학회가 인공지능(AI) 도입 등 전공의 수련 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앞서 보건산업진흥원(보산진)의 지원을 받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 특별법) 제정으로 인해 짧아진 수련 교육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했다. 신경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하고 연차별로 25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인터뷰했다. 전공의 교육에 참여하는 지도전문의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학회는 전공의가 자신의 임상, 교육 상황을 온라인으로 정리, 파악할 수 있는 'e-포트폴리오'(e-portfolio)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병원 규모별 교육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 전문 분야별 전공의 교육 동영상을 학회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수련체계를 한 번 업그레이드했다. 전공의 익명 게시판인 '전공의 물어보살'을 시범 운영해 교육·진로에 관한 실질적인 고민을 청취하기도 했다.
나아가 학회는 이런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편의성과 효율성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공의 'e-포트폴리오' 시스템과 AI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별 전공의가 수련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의학 분야는 스승에서 제자로 계승되는 '도제식 교육'이 일반적인데, 바쁜 임상 현장에서는 충분한 소통과 의견 교환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최호진 총무이사(한양대구리병원)는 "온라인상에서 교육 포트폴리오를 파악하고 AI 분석을 통해 보완 사항을 쉽게 알 수 있다면 전공의 스스로가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각 수련 병원에 한 명뿐인 책임지도전문의도 맞춤 교육을 시행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같은 학회 오성일 수련위원(경희대병원)은 "전문의와 전공의 간 '1대1' 밀착 교육을 위해 온라인 '전공의 물어보살'에 올라온 질의응답 데이터도 추가 분석하고 있다"며 "질문 유형에 따라 전문적인 답변이 가능한 수련위원회 전문의를 매칭하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공의는 의정 갈등 이후로 근로자보다 교육생으로서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서는 전공의 교육 지도 전담 전문의 등 인력 확충이 시급하지만 지금과 같이 역량 교육, 인력 채용에 드는 비용을 병원과 개별 학회가 분담하는 방식으로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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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이사장(한양대병원)은 "의정 갈등 국면에서 불거진 전공의 수련 교육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련 병원의 인력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교육 과정과 지도전문의 관리는 개별 전문학회가 책임지되 정부는 재정지원을 책임지는 '투 트랙' 형태로 효과적인 역량 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