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제48차 정례브리핑]
"2000명 증원 때와 유사하게 흘러가…현장 의견 외면"

내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두고 의정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의사 단체는 인력 수급 규모를 논의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운영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2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제48차 정례브리핑을 열고 "지난 27일 제5차 보정심 회의 결과에 깊은 유감과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며 "보정심 구조와 논의 방식은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날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를 향해서도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다며 재차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추계위는 수요 예측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예측이 용이한 공급 추계마저 결론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보정심에 자료를 제출했다"며 "이에 비전문가가 다수인 보정심에서 어떤 안이 가장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선택해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대는 정원이 10%만 늘거나 줄어도 교육 여건 변화가 큰 특수한 교육과정을 갖고 있다"며 "의학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려면 정원 규모 변화는 최소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이 매우 달라 이에 대한 정밀한 조사도 선행돼야 하지만 그 무엇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추계위는 지역·임상과목별 추계도 해야 하는 책임이 있지만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기에 법령에 경과 규정을 둬 2027년 2월로 이 결과를 미뤄 놓고 있다"며 "그렇다면 이 결과를 본 이후에 논의가 진행되는 게 옳단 것이 의협의 지속적인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정심 논의 과정은 과거 2000명 증원을 강행하며 의료 대란을 일으켰던 당시와 매우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한쪽에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단순히 의사를 늘리면 지역으로 필수의료 분야로 흘러갈 것이라는 근거없는 기대를 갖는다. 현장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우려는 외면한 채 다수의 힘으로 결정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전문가 의견(의협)이 다수에 의해 무시되는 현재의 보정심 구조와 논의 방식은 철저히 변해야 한다"며 "지역·응급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을 누구보다 많이 하고 있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크게 들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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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정심 5차 회의에선 2037년 의사 부족 규모를 '4262~4800명'으로 추계한 공급 1안을 중심으로 논의하자는 안이 제시됐다. 이번 의대 정원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한 공공·지역의대(600명) 배출 인력을 제회하면 '3662~4200명'이 부족하단 계산이 나온다. 이에 따라 2027~2031년 5년간 연간 700~800명대의 증원이 예상되나, 일각에선 정부가 증원 규모를 약 580명 수준으로 제시했단 얘기도 전해졌다. 보정심 위원 중 공급자 대표(총 6명)로 참여하고 있는 김택우 의협 회장은 공급 1안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정심은 이르면 2월3일 오후 열릴 제6차 회의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의협은 오는 31일 '합리적 의대 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 의사 대표자 대회'를 열고 보정심 회의 결과 등을 토대로 의료계의 후속 대응 방안 논의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