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기존 주력 품목 30%대 점유율 유지…후속 제품도 처방량 급증하며 선순환 효과
美 상·하원 바이오시밀러 비교임상 부담 완화 법안 속도…개발비·시장 진입기간 단축 기대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처방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이 30%대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후속 제품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가 바이오시밀러 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교임상 부담을 낮추는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내면서 기업들의 후속 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0일 다올투자증권이 블룸버그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셀트리온(170,200원 ▼2,400 -1.39%)의 미국 주력 제품인 '인플렉트라'와 '트룩시마'는 지난달 각각 30.8%, 38.7%의 처방량 점유율을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후속 제품인 '유플라이마'와 '스테키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와 '피즈치바'도 전년 동기 대비 처방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셀트리온 인플렉트라는 지난달 처방량 25만2400유닛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9%, 전월 대비 9.4% 각각 증가한 규모다. 처방량 점유율은 30.8%로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트룩시마 처방량은 221만900유닛으로 전년 동기보다 31.6% 증가했다. 처방량 점유율은 38.7%로 경쟁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오리지널인 리툭산을 모두 웃돌았다.
후속 제품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지난달 처방량이 전년 동기보다 618.8%, 전월보다 15.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처방량 점유율은 8.3%로 확대됐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는 전년 동기보다 328.1% 증가한 27만6900유닛이 처방되며 점유율 14.2%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들도 국산 품목 처방 확대 흐름에 힘을 보탰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하드리마는 전년 동기보다 82.7% 증가한 4만9600유닛이 처방됐다. 처방량 점유율은 16.5%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는 처방량이 전년 동기보다 904% 늘며 점유율 5.8%를 기록했다.
국산 신·구 품목의 조화는 개별 제품 경쟁력을 넘어 미국 내 영업·유통망과 보험사 등재,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후속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미 확보한 현지 판매 기반을 활용한 제품군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확인된 처방 경쟁력은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수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45억달러(약 6조6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시밀러가 주를 이루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수출액은 39억7000만달러(약 5조8700억원)로 전체의 88%를 차지하며 수출 성장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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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하원 공화당 소속 닉 랭워디 의원과 민주당 소속 킴 슈라이어 의원은 이달 14일(현지시간)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법'을 공동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20일(현지시간)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법안 핵심은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위한 기본 요건에서 약력학 또는 비교 임상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원칙적으로 제외하는 것이다. 기존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추가 임상시험을 자동으로 요구하지 않도록 공중보건서비스법을 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FDA가 추가 임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유지한다. 추가 임상이 필요한 경우에는 심사 초기 단계에서 개발사에 이를 통보하도록 해 개발 과정의 불확실성과 불필요한 지연을 줄이도록 했다.
미국 상원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제출된 상원 법안은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에서 면역원성과 약력학, 비교 임상효능 평가를 일률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제시한 뒤 관련 자료를 요구하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상원 건강·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구조와 효능이 고도로 유사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분석기술과 품질평가 역량이 발전하면서 대규모 비교 임상을 일률적으로 요구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임상시험보다 분석·품질평가를 중심으로 동등성을 판단하는 방향으로 허가체계가 바뀌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이미 미국에서 기존 바이오시밀러의 처방 실적과 판매 기반을 확보한 만큼 허가 절차가 간소화되면 후속 제품을 추가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며 "개발비 절감뿐만 아니라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고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을 선점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