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MET-224o' 개발 중단…디앤디 "차세대 비만약 집중 전략 확인"
오랄링크 적용 후속 제품 협업 이상 無…이중작용제 내년 임상 진입 전망

화이자가 디앤디파마텍(53,100원 ▼11,700 -18.06%)의 경구용(먹는) 비만 치료제 1종의 개발을 중단하면서 디앤디파마텍의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디앤디파마텍은 오히려 이번 발표를 통해 차세대 비만 치료제에 집중하려는 전략적 방향성이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오랄링크의 실질적인 경쟁력은 내년 임상 진입이 유력한 경구용 이중작용제 등 후속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에서 재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임상 1상 단계에 있던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MET-224o'의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MET-224o는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가 적용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다. 2024년 멧세라에 기술이전됐으며, 지난해 멧세라가 화이자에 인수되면서 화이자 파이프라인으로 편입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날 디앤디파마텍의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약 18.06% 하락한 5만310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임상 중단이 오랄링크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화이자의 개발 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앤디파마텍은 "MET-224o의 개발 중단은 경쟁력 높은 제품으로의 전략 변화이지 당사 제품의 기술(오랄링크)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술적 문제에 따른 중단이었다면 개발이 중단된 제품에 적용된 기술(오랄링크)을 기반으로 한 후속제품을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반기술인 오랄링크 플랫폼 및 화이자와의 파트너십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공개된 계약 외에도 다른 다중 작용제의 개발에서도 파트너사와의 적극적인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화이자는 지난달에도 디앤디파마텍에 경구용 펩타이드 비만치료제 관련 연구용역에 대한 추가 발주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용역은 이중작용제의 제형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지난 4월 처음 계약을 맺고 연구가 확장된 데 따라 계약 규모도 약 18억원에서 약 2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디앤디파마텍이 멧세라와 체결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이 그대로 화이자로 승계된 데 따른 것이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지난 6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멧세라와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기술이전이 아니라 공동연구개발 계약이 함께 체결됐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양사가 2023년 4월 처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을 때 대상 품목은 2개였지만, 이후 공동연구개발을 거쳐 총 6개까지 늘어났다. 화이자는 멧세라 인수 당시 이들 물질을 모두 내부로 들여왔다.
화이자는 현재 그 중에서 MET-224o의 개발 중단만 공식화한 상태다. 업계에선 MET-097o와 같은 성분의 주사제 'MET-097i'(베로베나타이드)가 임상 3상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만큼 MET-097o의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화이자 또한 이번에 MET-224o 개발 중단을 발표한 이후에도 외신 인터뷰를 통해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펩타이드를 계속 연구할 것이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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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는 상용화의 주체로서 개발 과정에서도 시장 상황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만큼 같은 성분의 주사제와 경구제를 개발해 패밀리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최근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약 '위고비 필'이 복잡한 복용법에도 일라이 릴리의 '파운데요'를 제치고 시장을 선점하면서 주사제와 동일한 주성분의 경구제를 유지요법으로 연결시키는 게 마케팅 등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게 됐다.
화이자로 기술이전된 디앤디파마텍의 파이프라인 중에서 전임상 단계 개발이 가장 앞서 있는 건 경구용 GLP1/GIP 이중작용제 'MET-875o'(옛 MET-GGo)다. 지난 4월 제형 개발 연구가 본격화된 걸 고려하면 2027년 상반기쯤 임상 1상이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이자는 이번에 임상 2상 단계의 GIPR 길항제도 개발을 중단했지만, GIP 수용체를 표적하는 접근법은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GIP 수용체를 GLP-1 수용체와 동시에 표적해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주요 부작용인 오심·구토 등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구용 GLP-1/GIP 이중작용제를 임상 단계에서 개발 하고 있는 곳은 바이킹 테라퓨틱스(이하 바이킹) 등 극소수인 만큼 향후 화이자가 MET-875o 임상에 진입할 경우 선두그룹에 속하게 된다. 바이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올 4분기에 경구용 GLP-1/GIP 이중작용제 'VK2735'의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이중작용제는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라며 "이중작용제를 통해 체중 감소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으면 굳이 단일작용제로 갈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개발 현황에 대해선 파트너사의 전략이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지만, 협업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