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

수십 년간 세계 투자자들이 활용해온 '엔화 캐리트레이드'의 매력이 일본의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마이너스 금리와 초저금리를 유지하던 일본은행(BOJ)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하면서 엔화 차입 비용이 늘고 있어서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통화가 환율 급변 위험 대비 얼마나 높은 수익성을 제공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캐리 투 리스크' 비율은 이달 엔화가 0.3으로, 1년 전 0.4보다 내려갔다. 이는 통화 간의 금리 차익(캐리)을 감수해야 할 환율 변동 위험(리스크)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클수록 금리 차익이 크거나 환율변동성이 적어 매력이 높다는 의미다.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전략으로, 일본이 1990년대 초 자산가격 버블 붕괴 이후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엔화는 대표적인 조달 통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BOJ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뒤 잇달아 금리를 올리면서 엔화로 자금을 빌리는 비용이 커졌고, 이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로 얻을 수 있는 잠재 수익도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일본이 현행 1%인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반면 역외 위안화와 스위스 프랑의 캐리 투 리스크 비율은 상승하는 추세다. 이들 통화의 캐리 투 리스크 비율은 각각 1.14와 0.60으로 엔화보다 높다. 특히 역외 위안화는 올해 5월 0.58 수준에서 7월 1.0을 넘어서더니 지난달에는 1.16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정책금리를 0%로 유지 중인 스위스프랑과, 중국 인민은행(PBOC)이 환율 변동폭을 관리해 변동성이 낮은 역외 위안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온 점도 엔화에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지난 7월 31일에는 미국과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개입에 나서는 이례적 조치도 이뤄졌다. 이런 환경 변화로 투자자들은 조달 통화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4년 9월 보고서에서 엔화 조달 캐리트레이드 규모를 약 200조엔(약 1조3000억 달러)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 수치에는 환헤지 물량과 투기적 거래가 뒤섞여 있어 실제 캐리트레이드 규모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 6월 말 이후 약 3분의 2 줄었는데, 당시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포지션은 19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캐리트레이드의 위험은 환율이 금리 차이보다 훨씬 급격히 움직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조달 통화 가치가 오르면 수익이 순식간에 손실로 바뀔 수 있고, 레버리지를 쓴 투자자는 마진콜에 몰려 보유 자산을 강제로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7~8월에는 BOJ의 금리 인상과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추가 인상 시사로 엔화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당시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엔화는 달러 대비 약 8% 절상됐고, 캐리트레이드의 주요 투자 대상이던 멕시코 페소는 엔화 대비 약 13% 급락했다. 같은 기간 닛케이225지수도 19%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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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은행(BOJ)은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31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1.25%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