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에 대한 흉기 난동이 이틀 연속 이어지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진료실의 안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대정부 메시지를 냈다.
앞서 지난 4일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진료실에 난입한 50대 여성으로부터 부엌칼에 피습돼 중상을 입은 데 이어, 바로 다음 날인 5일엔 경기도 가평의 한 의원에서 60대 남성이 '증상이 낫지 않는다'며 의사·간호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흉기를 휘둘렀다. 이 남성은 술에 취한 채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고 병원을 찾았으며, 출동한 경찰관에게까지 흉기를 든 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협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세브란스병원 의사 피습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진료현장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진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엄중히 규탄한다"며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진료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이틀 사이 대학병원과 지역 의원에서 잇따라 벌어진 두 사건은 진료현장의 안전 실태를 드러낸다"며 "보안인력과 비상경보장치를 갖춘 병원에서조차 흉기 난동을 막지 못했는데, 소수의 의료진만 근무하는 동네 의원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진료 결과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의료진에게 흉기를 겨누는 일이 반복된다면 의료진은 생명의 위협 속에서 진료할 수밖에 없다"며 "진료 중단과 위축에 따른 피해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벼랑 끝에 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현장에서 의료진마저 떠나게 된다면, 그 공백은 결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앞서 세브란스병원 사건 직후 '후 처벌 위주의 대응에서 벗어나 진료현장을 지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의협은 "잇따른 사건은 진료현장의 안전 확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보여준다. 안전한 진료환경 보장은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책무이므로, 정부는 진료현장을 지킬 근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