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가치에서는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전자상거래 업체를 제쳤으며, 기업경쟁력에서는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블랙홀'로 여겨지고 있는 소셜네트워킹 사이트(SNS) 페이스북의 이야기다. 골드만삭스가 평가한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500억달러(56조원)에 이른다. 이는 타임워너, 이베이보다 높고 2004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던 당대 최고의 IT기대주 구글의 평가액보다 두 배이상 높은 ‘몸값’이다.
1990년대 닷컴 열풍을 연상케하는 거품론이 안 나올 수 없다. 미 경제전문 CNBC는 "500억달러는 페이스북 연간 매출의 25배에 달한다"며 "이는 구글 9배, 아마존닷컴 2.5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외신들도 페이스북은 변변한 유형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최근의 투자 열기는 과열된 면이 없지 않다. 미국 IPO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유독 SNS 기업들의 가치만 급등한다. 실상은 정확한 재무제표도 공개되지 않은 ‘묻지마 투자’가 대다수다. 게다가 각국이 인터넷 사생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거품은 비단 기업가치에만 낀 것 같지 않다. 페이스북이 불을 지핀 '온라인 인맥쌓기'에도 거품은 가득하다. 많게는 수천명에 이르는 페이스북 친구들을 보며 우리는 이들과 연결돼 있다고 착각한다. 과연 이러한 인간관계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을까.
실제로는 가깝지 않은 사람들과 일상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어쩌면 삶의 피로도를 높이고 사생활 침해 논란만 키우는지도 모른다. SNS 아이디로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계좌번호까지 쉽게 유출되는 게 현실이다.
앞서 영국 가톨릭 대주교는 "온라인 인맥 사이트가 청소년들을 황폐한 우정 속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우울증에 시달리던 한 영국 여성이 페이스북에 자살을 예고했으나 1082명의 친구 중 누구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구들의 냉담한 반응 속에서 그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기업의 가치계량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아닐까 자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