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다양한 국적의 47명이 '억만장자' 타이틀을 반납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매년 재산이 10억달러 이상인 세계 억만장자들의 명단을 발표한다. 이날 포브스는 '2011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포함된 121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 등 85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웃는 사람이 있으면 우는 사람도 있는 법. 지난해 이 명단에 올랐던 47명은 올해 자신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이 그들의 재산을 쪼그라들게 했을까.
아무리 억만장자라 해도 이미지 관리에 실패하면 타격이 크다. 이들 중에는 재산분쟁, 세금탈루 등으로 이미지 관리에 실패한 부자들이 더러 있었다. 유명세를 탄 부자들인 만큼 얼룩진 이미지는 재산에도 치명타를 입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다. 그는 포브스가 1월 발표한 '아시아 부호리스트'에서 31억달러의 재산으로 홍콩 및 마카오의 13번째 부자로 선정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두 달 뒤 발표된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3명의 부인과 17명의 자녀를 둔 그는 올 초부터 재산분쟁을 겪었다. 그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후계자 자리와 재산을 놓고 집안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그는 자녀들을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다. 재산분쟁으로 그의 카지노 업체 SJM홀딩스 주가는 20% 가까이 내렸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텍사스 출신 거부 사무엘 와일리도 억만장자에서 탈락했다. 그는 지난해 주식 부정거래 혐의로 5억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지금도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과 달리 대규모 기부로 억만장자 타이틀을 '포기'한 자들도 있다. 할인점 체인으로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인 영국의 사업가 앨버트 구베이는 지난해 자선기금을 설립해 전 재산을 헌납했다. 그는 "더 열심히 일해 현 재산의 2배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 역시 거액을 기부하며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세계 억만장자' 3위에 오른 워런 버핏도 소문난 기부 전도사 중 한 명이다. 이들은 당장의 재산은 줄어들었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람을 얻었으며 어떤 부자들보다 좋은 이미지를 쌓았다. 얼룩진 스캔들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자들은 어떨까. 이미지의 타격이 결국 재산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비단 스탠리호와 사무엘 와일리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