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형성된 국제사회의 '탈(脫) 원전' 흐름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모습이다. 사고 직후 탈원전에 나서는 나라들이 줄이었지만 최근 다시 원전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선 새 내각이 흐름을 돌릴 궁리를 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신임 일본 총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기점검으로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내년 여름까지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시간 도쿄 도심에서는 5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사요나라 원전'을 외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아 사무총장마저 "많은 나라들이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추진하는 등 원자력에 여전히 관심이 많다"고 말하는 등 탈원전은 지난 이야기가 돼버린 듯하다. 그의 말처럼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은 다시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15일 100억 달러 이상을 들여 새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으며 같은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아프리카 2위 원전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 탈원전에 가장 소극적이었던 중국은 원전에 대한 기대를 다시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국증권보는 21일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원전 사업 승인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치 기다리던 때가 왔다는 듯 동팡전기 등 원전업체들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뉴욕에서 열리는 '원자력 안전 고위급 회의'에서 원전 확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노다 일본 총리도 이 회의를 원자력에너지 확보 필요성을 주장할 계기로 삼고 있다.
원전을 지지하는 이들 중에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1000년에 한번 날까 말까 일"이라며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일본의 탈원전 정책을 주도했던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는 "국민 절반이 살 수 없게 되는 사고라면 100년에 한번뿐일지라도 그런 위험부담은 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팽팽한 찬반론만큼 원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의 선택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함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