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1950년대産 자동차가 많은 이유

쿠바에 1950년대産 자동차가 많은 이유

최종일 기자
2011.09.29 15:09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선 쉐보레 벨에어, 크라이슬러 임페리얼 등 생산된 지 50년이 넘은 차들이 쉽게 눈에 띤다. 사회주의 체제로 경제가 낙후되다보니 일반 국민들에게 최신 모델은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쿠바에선 1959년 혁명 이전에 자국에 있던 차량에 대해서만 매매가 가능하도록 해놨기 때문이다. 의사, 운동선수, 예술가, 고위공직자 등 소수 엘리트 계층만 러시아에서 생산된 라다와 모스크비치 등의 신차를 들여오거나 살 수 있었다.

소비에트 스타일의 경제 체제를 유지해온 쿠바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정부령을 통해 자국민들과 해외 거주민들이 당국 허가 없이 차량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령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정부 허가를 받은 쿠바인들과 외국 국적의 일시 체류자들은 수입된 차량을 구입할 수 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하는 쿠바인들은 쿠바 내에 있는 차량에 대해서만 자유롭게 차를 사고, 팔 수 있다. 신차 구입은 훨씬 더 쉬워졌지만 제한 사항은 여전한 셈이다.

차량 구매자는 소수의 국영 딜러숍으로 가서 차량을 살 수 있다. 돈만 치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돈이 해외 친척 등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승인된 일터에서 합법적으로 번 돈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세금은 사고 파는 쪽 모두 4%를 지불해야 한다. 영구히 쿠바를 떠나는 쿠바인들도 차량 소유권을 친척에 양도하거나 완전히 판매할 수 있다. 과거에는 쿠바를 떠나는 이의 차량은 당국에 압수당했다.

차량 매매가 엄격히 통제되다보니 특정인에게 허락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암시장이 활성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새로운 규정 도입으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일반 국민들의 한달 수입은 20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차량 매매 자율화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제안했고 공산당이 지난 4월 승인한 300개 개혁법안 중 하나였다. 쿠바 정부는 올해 말까지 부동산 매매를 합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장 경제 요소를 대거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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