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스톤은 강하다, 보스톤을 위해 기도를"

[르포] "보스톤은 강하다, 보스톤을 위해 기도를"

보스턴(미국)=조성훈 기자
2013.04.17 13:29

충격과 공포, 슬픔 엄습한 보스턴 "110년 전통 마라톤 대회를 겨낭하다니·"

16일 저녁 보스턴 시내 알링턴스트리트 교회. 추적추적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수백명의 추모객들이 손에 촛불과 성조기를 들고 나타났다. 하루 전날 터진 보스턴 마라톤의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기위해 모였다. 1시간여 예배를 마친 이들은 줄지어 인근 퍼블릭 가든으로 이동해 호수를 둘러싸고 애도의 노래를 불렀다. 일부 추모객들은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꼈다.

16일 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 추모객들이 사고현장 인근 퍼블릭가든에 모여 촛불을 들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16일 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 추모객들이 사고현장 인근 퍼블릭가든에 모여 촛불을 들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테러에 익숙한(?) 유대인들은 따로 모여 샬롬(평화)을 외치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인근 공공기관들에는 일제히 조기가 걸렸고 교회는 연실 조종을 울렸다.

미국 독립운동의 성지이자 자유와 지성의 도시, 미국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보스턴에서 벌어진 테러의 충격은 컸다.

테러는 메사추세츠주의 공휴일인 '애국자의 날(Patriot's Day)'이자 110년 전통을 지닌 보스턴의 자랑 마라톤을 겨냥했다.

16일 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 추모객들이 사고현장 인근 퍼블릭가든에 모여 촛불을 들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16일 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 추모객들이 사고현장 인근 퍼블릭가든에 모여 촛불을 들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추모집회에서 만난 보스턴 주민 리사 월던씨는 "미국에서 가장 평화롭고 안전했던 보스턴에서 이런 일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보스턴 최고의 축제인 마라톤이 테러의 대상이 되리라곤 더더욱 예상못했다"며 몸서리쳤다.

그는 또 "왜 보스턴일까 수차례 생각해봤는데 가장 (테러를) 상상치 못한 도시이자 마라톤대회를 겨냥해 충격효과를 키우려했던 것 같다"며 말했다.

추모집회를 이끌던 종교인 케이티 스쿠다씨는 "마라톤은 우리의 자부심이자 미국인의 축제였던 만큼 충격이 크다"면서 "흥분과 기쁨으로 시작한 행사가 충격과 공포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테러의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보스턴은 종교적 신념을 통해 이번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뭉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일 보스턴마라톤 테러현장을 봉쇄하는 바리케이드에 추모객들의 바친 조화와 애도문을 한 추모객이 바라보고 있다.
↑16일 보스턴마라톤 테러현장을 봉쇄하는 바리케이드에 추모객들의 바친 조화와 애도문을 한 추모객이 바라보고 있다.

땅거미가 지면서 보스턴 다운타운 곳곳은 봉쇄되거나 통제됐다. 평소 사람들로 붐비던 도로에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언론인들과 방송사의 취재차량, 소수의 추모객 등 일부 시민들을 제외하곤 보행객들도 많지 않아 다소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시내 지하철노선은 통제됐고 일부 지역에선 휴대전화 통화마저 제한됐다. 보스턴으로 향하는 도로 일부와 유일한 관문인 로건공항도 통제됐다. 후속 테러에대한 우려 때문이다.

폭탄이 터진 보일스턴 스트리트의 결승점 부근은 경찰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여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바리케이드 100여미터 전방이 폭탄이 터진 사고지점. 폭발로 인한 건물의 잔해더미가 어지럽게 쌓여 육안으로도 당시 폭발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바리케이드앞에는 추모객들이 놓은 조화와 애도문이 걸려있다. "보스턴은 강하다" "보스턴은 이겨낼 것이다" "테러를 중단하고 평화를" "보스턴을 위해 기도를" 등등의 문구에 추모객들은 헌화했다.

보스턴마라톤을 기념해 내걸린 행사깃발은 물론 행사에 쓰였던 바리케이트들도 아직 제대로 치우지 못했다.

↑마라톤 결승선 근처 최초폭발장소. 잔해와 파편들이 널려있어 당시 폭발의 충격을 확인할수있다.
↑마라톤 결승선 근처 최초폭발장소. 잔해와 파편들이 널려있어 당시 폭발의 충격을 확인할수있다.

기자가 머문 파크플라자 호텔은 사고현장에서 두블럭 정도 떨어져있는데 로비는 현장을 찾은 언론인들과 귀가를 택한 관광객들이 섞여 북새통이다. 로비에 설치된 TV화면에서는 희생자당한 29세 여성 크리스텔 캠밸과 8세 마틴리처드의 사진과 가족들의 인터뷰, 그리고 사고 순간을 반복해서 보여주고있다. 세번째 희생자는 보스턴대 재학 중인 중국계 유학생으로 밝혀졌다.

호텔 리셉션 직원은 결승지점인 보일스턴 스트리트가 통제되면서 인근 호텔투숙객들이 철수해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평소 보스턴 마라톤을 전후해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리는데 테러로 인해 투숙객들의 예약취소가 이어지면서 우리만해도 40%정도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미국정부는 아직 테러범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 재냇 나폴리타노 장관은 아직 테러의 배후와 관련된 명확한 증거를 찾지못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FBI는 몇개의 압력솥으로 포장된 폭탄이 더플백에 감춰져 현장에 놓여있었고 각각 몇초 상간에 터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현재까지 3명이 사망하고 180여명이 부상했다. 18일 보스턴 성십자 성당에서 열리는 추모 미사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을 보도했다.

다른 미국내 대도시에비해 평화롭고 한적한 대학도시 보스턴의 시민들에게 이번 테러의 충격과 갑작스런 언론의 관심은 결코 익숙하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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