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단타매매' 규제할 새 거래소 승인할듯

美, '초단타매매' 규제할 새 거래소 승인할듯

하세린 기자
2016.04.17 10:29

IEX그룹, 350마이크로초 '과속 방지턱' 규정 도입한 새 거래소 승인 '청신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의 반대 로비에도 불구하고 '초단타매매'(high-frequency trading)를 규제할 새 거래소 설립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리처드 케첨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의 발언을 근거로 SEC가 IEX그룹이 신청한 새 증권거래소 설립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케첨 회장은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설한 뒤 기자들과 만나 "SEC가 (설립을)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거래소 관련 법과 SEC 규정이 아주 짧은 거래 지연 등을 도입한 혁신안을 승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새 증권거래소 설립과 관련해 케첨 회장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 과거 그가 새 증권거래소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SEC의 트레이딩·마켓 부문의 국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파생상품 거래소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와 나스닥거래소를 포함해 월가 브로커들은 지난 몇달간 IEX의 새 증권거래소 설립을 승인하지 말라는 로비를 해왔다.

무엇보다 IEX그룹이 새로 도입하려는 '과속방지턱'(speed bump) 규정 때문이다. 일부 초단타매매 회사들은 수천억달러를 들여 뉴욕 증권거래소 서버와 연결된 전용 광케이블선을 깔거나 전자파 통신채널을 설치해 초단타매매로 큰 이득을 누리고 있다. 심지어 계약을 맺고 거래소 안에 컴퓨터 서버를 두고 가격과 거래량 등과 관련한 투자정보에 더 빨리 접근하기도 한다.

이들은 백만분의 1초 차이로 돈이 왔다갔다 하는 월가에서 거래를 350마이크로초(0.00035)초만큼 지연한다는 IEX의 구상은 SEC 규정 위반이라고도 주장한다.

반면 IEX그룹은 금융시장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월가 업체들이 초단타매매로 벌어들이는 돈이 너무 커졌다고 주장한다. 이에 일반 고객과 브로커 등을 위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공정한 거래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초단타매매는 고성능 컴퓨터에 자동주문거래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거래소 컴퓨터와 연결해 빠른 속도로 주문을 반복하는 알고리즘 거래의 일종이다. 현재 미국 증시의 전체 거래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초단타매매로 이뤄진다.

미국 규제당국은 무차별적인 속도 경쟁을 벌이는 초단타매매가 시장 변동성을 자극한다며 경계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티머시 마사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과 매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 등은 초단타매매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IEX그룹은 장외 익명거래소인 다크풀(dark pool)을 운영하는 업체다. 뉴욕 증권가에서 일하던 브로커들과 엔지니어들이 초단타회사들의 전략을 눈치 챈 후 각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거래소를 세우기 위해 2012년 설립했다.

SEC는 오는 6월18일까지 IEX의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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