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시가 ‘트럼프 랠리’를 이어가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500 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나스닥종합 지수, 러셀2000 등 4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행진을 펼쳤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4.84포인트(0.22%) 오른 2246.19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65.19포인트(0.33%) 상승한 1만9614.81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23.59포인트(0.44%) 오른 5417.36으로 거래를 마쳤다. 러셀2000지수는 21.73포인트(1.59%) 급등한 1386.12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고용지표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연장 소식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국제유가가 2% 가까이 상승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0.92%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원자재와 에너지업종도 각각 0.69%와 0.48% 올랐다.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 1만건↓… 고용지표 ‘이상무’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다시 감소하며 고용지표 악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 3일까지 한 주간 취합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건 감소한 25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25만5000건보단 많았지만 고용지표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다.
지난 1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만5000건 늘어나며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92주째 연속으로 30만건 이하를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1970년 이후 최장기간으로 그만큼 노동시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함께 발표된 지난 11월26일까지 주간 실업보험연속수급 신청자 수는 전주보다 7만9000명 줄어든 201만명을 기록했다.
이번 지표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선 FRB가 이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ECB, 양적완화 9개월 연장… 경기부양에 675조원 더 풀기로
ECB가 QE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월 자산 매입규모는 종전 800억유로(99조9832억원)에서 600억유로(74조9874억원)로 축소하기로 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총 5400억유로(674조8800억원)를 더 풀기로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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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QE 프로그램을 9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대신 4월부터 시행되는 QE 프로그램은 월자산 매입한도를 600억유로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또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초단기 수신금리와 여신금리도 각각 마이너스 0.4%, 0.25%로 각각 유지했다. 전문가 예상과 다르지 않은 결론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산매입 규모 축소가 테이퍼링(Tapering)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테이퍼'로 가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며 QE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이퍼링은 자산매입 규모를 급격히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드라기 총재는 또 “테이퍼링은 오늘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며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하는 대신 6개월만 연장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ECB 내부적으로 매우 폭넓게 형성된 공감대를 바탕으로 QE를 9개월 연장하는 대신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ECB가 QE를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있는 데다 이탈리아의 개헌안 부결, 주요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
요에르크 크레머 코메르츠방크의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재무장관들과 정치인들이 필수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반(反)체제 움직임이 매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ECB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했다.
드라기 총재는 현재 유럽연합의 경제 상황에 대해 다소 중립적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완만하지만 탄탄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그러나 하방 리스크가 여전하다. 디플레이션 위험은 줄었지만 불확실성은 퍼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드라기 총재는 필요하다면 내년 이후에도 QE 프로그램을 연장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ECB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을 미세 조정했다. ECB는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올해 1.7%, 2017년 1.7%, 2018년 1.6%로 각각 제시했다. 처음으로 예상 대상 시기로 잡힌 2019년은 1.6%로 예상했다. 지난 9월에는 성장률을 올해 1.7%, 2017년 1.6%, 2018년 1.6%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0.2%, 2017년 1.3%, 2018년 1.5%로 각각 전망했다. 2019년은 1.7%로 제시했다. 이전 전망치는 각각 0.2%, 1.2%, 1.6%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산유국 회동 기대감에 급등…WTI 2.2↑ 50달러 회복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회동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2.2%) 상승한 50.8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0.93달러(1.75%) 오른 53.93달러에 거래됐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오는 10일 열리는 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 회동에서 추가 감산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산유량을 120만배럴 감축하기로 했고 러시아도 산유량을 하루 30만배럴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다른 비OPEC 산유국들이 감산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이미 국제유가가 50달러 수준까지 회복한 만큼 비OPEC 산유국의 감산을 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유로화, 양적완화 연장에 브렉시트 이후 최대 하락…달러 강세
ECB의 QE 연장 영향으로 유로화가 브렉시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달러가치는 1%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1.35% 급락한 1.0606달러를 기록했다. ECB 발표 직후 1.0875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급락세로 돌아섰다.
채프델라인의 더그 보스윅 상무는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한다는 소식이 먼저 전해지면서 유로가 처음에는 강세를 나타냈다”며 “하지만 ECB가 QE 프로그램을 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96% 상승한 101.18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0.32% 상승한 114.11엔을 나타냈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다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1달러(0.4%) 상승한 1172.4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7.9센트(1%) 하락한 17.096달러에 마감했다. 구리도 0.7% 밀렸다. 반면 백금은 강보합을 기록했고 팔라듐은 0.9% 올랐다.
◇유럽증시, ECB 양적완화 연장에 11개월 최고치
유럽증시가 ECB의 QE 연장에 힘입어 1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이날 유럽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1.2% 상승한 351.96을 기록했다. 이는 1월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독일 DAX지수는 1.75% 급등한 1만1179.42로, 영국 FTSE지수는 0.42% 오른 6931.55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지수는 0.87% 상승한 4735.4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ECB는 QE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월 자산매입 규모는 종전 800억유로(99조9832억원)에서 600억유로(74조9874억원)로 축소하기로 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총 5400억유로(674조8800억원)를 더 풀기로 한 셈이다.
이에 따라 독일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0.433%까지 상승하며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2.049%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