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300조' 선물, 美 무역적자 불만 무마용?

시진핑의 '300조' 선물, 美 무역적자 불만 무마용?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유희석 기자
2017.11.09 18:38

실리와 체면 챙긴 트럼프, 中 비난 수위 크게 낮춰…일각선 "中 약속, 구속력 없다" 비판도

'300조원 규모의 돈 보따리 선물과 대북경제 압박.'

겉으로만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중국 방문에서 '실리'를 제대로 챙겼다. 정치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양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제대로 세워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은 것은 중국의 이행. 일각에서는 양국 사이에 체결된 계약 대부분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관련 계약이 MOU 형태라 사업이 진행되지 않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9일 블룸버그 등 해외 언론들이 “(2535억달러라는) 숫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노력을 선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인상적”이라며 “하지만 구속력이 없고, 실제로 진행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꼬집은 이유다.

◇ 中 "북한 경제 압력" 약속 지킬까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와 시 주석은 우리의 공통된 약속, 즉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약속을 논의했고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대북 결의를 전면적으로 실천하는 데 동의했고 (북한이) 경솔하고 위험한 행동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면서 “모든 국가가 대북 대응 노력에 참여하고 금융 분야에서 대북 관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준수를 강조하면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견지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300조 돈 보따리" vs "어차피 사야할 물건들"

논란이 일어온 ‘미·중 무역 불균형’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통 크게' 화답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가 대화회의’에서 양국은 2535억달러(약 283조1595억원) 규모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중국석유가스천연공사(CNPC)·중국화공집단공사(CNCC)·중국은행이 공동으로 미국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에 투자하는 것으로 총 430억달러에 달한다. 자금 조달을 맡는 중국투자공사(CIC)는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미국 제조업에 투자하는 50억달러(약 5조5725억원) 투자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중국 항천과기집단공사(CASC)로부터 항공기 300대 주문을 받았다. 370억달러 규모다. 제너럴 일렉트릭도 항공기 엔진 등 35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시 주석은 이날 대화회의에서 “양국 경제협력의 잠재력은 거대하다”면서 “미국으로부터 에너지·농산물·영화 수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자주 미·중 관계의 문제로 지적하던 것들에서 조금의 진전을 이뤘을 뿐"이라며 "지난 4월 양국 정상이 미국에서 만났을 때도 높은 수준의 포괄적 경제 대화를 진행했지만 이후 의미 있는 실질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했다.

◇ 트럼프 “중국 신뢰한다”…융성한 대접에 수위 낮췄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관계가 매우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면서도 "나는 중국을 탓하지 않는다. 누가 자국민을 위해 이익을 얻는 나라를 책망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중국을 매우 신뢰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중국을 향해 "미국 경제의 침략자", "환율 조작국" 등 강도 높게 비난한 것과 비교하면 수위가 많이 내려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단스러운 칭찬의 말과 대조적으로 시 주석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언어 선택에 신중했다"고 평가했다.

조지 워커 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 경제 고문을 지냈던 매트 굿먼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미·중 경제 관계가 실질적으로 변하지는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한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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