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中 징둥닷컴, 오너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고속성장' 中 징둥닷컴, 오너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유희석 기자
2018.09.0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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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창둥 회장, 美서 성추행 혐의 체포…시총 52조원 기업에 대형 악재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인 징둥닷컴(JD.com)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류창둥 회장이 미국에서 성추행 혐의로 체포된 것. 창업자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 IT(정보기술) 업계 특성상, 류 회장의 혐의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징둥닷컴의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업차 미국을 방문 중인 류 회장은 지난달 31일 밤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한 혐의로 헤네핀 카운티 경찰에 체포됐다가 다음날 오후 석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류 회장이 사건 발생 당시 "미네소타대와 중국 칭화대와 함께 진행하는 최고경영자 과정에 참가 중이었다"고 전했다.

징둥닷컴은 2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류 회장이 잘못 구속됐으며, (즉시 석방 후) 원래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지 경찰이 류 회장에 근거 없는 사건과의 관련성을 질문했으며, 곧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류 회장이 4일까지 잡아 가둘 수 있는 사항이었으나 구속의 필요성이 없어 석방했을 뿐"이라며 "계속 수사 중인 사안으로 언제든 기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류 회장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류창둥 징둥닷컴 회장. /사진=징둥닷컴 웹이사트
류창둥 징둥닷컴 회장. /사진=징둥닷컴 웹이사트

중국 장수성의 가난한 마을 출신인 류 회장은 징둥닷컴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작은 전자제품 판매업체로 시작한 징둥닷컴을 중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유통업체로 키워냈다. 2014년 86억위안(약 1조4000억원) 정도였던 징둥닷컴 매출은 2017년 3623억위안(59조원)으로 급증했다. 뉴욕증시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올해 1월에는 시가총액이 700억달러(78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구글과 텐센트, 월마트 등 내로라하는 IT업체의 투자도 줄을 이었고, 류 회장 자산도 100억달러(11조원)로 불어났다.

그러나 류 회장이 잇달아 성 추문에 휩싸이면서 징둥닷컴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창업자나 오너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 IT 업계의 특성상 류 회장의 범죄 혐의가 징둥닷컴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류 회장이 성 추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2월 류 회장이 자신의 호주 시드니 펜트하우스에서 개최한 사교행사에서 류 회장과 친분이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 쉬룽웨이가 한 여성을 유인해 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류 회장은 이 사건과 자신이 관계없음을 주장하며 판결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호주 법원에까지 출석했지만, 법원은 결국 그의 이름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대부분의 대형 기술 기업들은 창업자에 의해 여전히 엄격히 통제된다"면서 "그러므로 수백억, 심지어 수천억 달러 자산을 가진 기업이 소수 경영자의 운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경영자의 행보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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