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너무 많은 산악인 몰려 '정체 현상' 심각…정상 초입 '데드 존' 진입 위해 반나절 걸리기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반 중 최근 사망한 3명이 일시에 너무 많은 산악인들이 몰리는 바람에 순서를 기다리다가 추위와 탈진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베레스트 등반객 수를 보다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인도 현지 언론을 인용해 최근 3명의 등반가들이 에베레스트 '데드 존(Dead Zone)'에서 수시간 동안 대기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해발 8000m쯤 높이에 위치한 '데드 존'은 에베레스트 정상 초입으로, 폭이 좁고 위험해 사람이 많을 때 진입하려면 반나절 이상 기다려야 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출신의 도널드 린 캐시(54)는 최근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사진을 찍던 도중 쓰러졌고, 셰르파(전문 산악 안내인)에 의해 산 아래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다. 당시 캐시는 정상 부근의 정체 때문에 고산병을 호소하다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카트만두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인도인 등반객 안잘리 쿨카르니와 칼파나 다스도 비슷한 상황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쿨카르니의 등반을 도운 셰르파 툽덴은 "정상을 밟기 위해, 또 정상에서 내려오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다"며 "그녀는 혼자 힘으로 내려올 수 없을 만큼 지쳤었다"고 말했다.
정체로 인한 잇단 사고가 나자 에베레스트 등반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에베레스트 등반의 지나친 대중화와 상업화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네팔 당국은 올 봄 시즌 총 381건의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을 허용했다. 정상 등반 허가증은 1인당 1만1000달러(약 1308만원)이다.
BBC는 "올 봄 에베레스트 기상상태가 예년보다 좋아 등반 허가를 받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이 때문에 등반객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 같은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티베트 정부와 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통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